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탁구 혼합복식 스포츠등급 XD7 금메달리스트 장영진-이미규.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못 이기던 상대를 이겨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
올해 처음 호흡을 맞춘 장영진(33·성남시청)-이미규(38·울산장애인체육회) 조가 2024 파리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를 꺾고 아시안패러게임(APG) 정상에 올랐다. 서로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 때문에 처음에는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장영진-이미규 조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PG 탁구 혼합복식(스포츠등급 XD7) 결승에서 유타짝 끌린반츤-위짓트라 자이온(태국) 조를 게임 스코어 3-1(4-11, 11-9, 13-11, 11-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4전 전승으로 거둔 우승이었다.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끌린반츤-자이온 조는 2024 파리 패럴림픽 혼합복식(XD7) 은메달리스트다. 자이온은 2022년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클래스 4)에서도 정상에 오른 강호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탁구 혼합복식 스포츠등급 XD7 금메달리스트 장영진-이미규.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두 선수에게는 설욕전이기도 했다. 장영진-이미규 조는 지난 7월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엘리트 대회 준결승에서 끌린반츤-자이온 조에 0-3으로 완패했다. 장영진은 당시 남자 단식 결승에서도 끌린반츤에게 1-3으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다시 만난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첫 게임을 4-11로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2게임을 11-9로 가져오며 균형을 맞췄고, 3게임에서는 5-9로 뒤지던 승부를 듀스 접전 끝에 13-11로 뒤집었다. 기세를 올린 두 선수는 4게임마저 11-7로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장영진은 경기 후 "태국과 중국에 워낙 강한 선수들이 많아서 그동안 혼합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라며 "이번에 큰 무대에서 강한 상대를 이겨 정말 기쁘다. 미규 누나도 부담이 컸을 텐데 끝까지 집중하며 평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미규도 "시합에 들어가기 전부터 태국 선수들을 꼭 한번 꺾어보고 싶었다"라며 "영진이가 운동 능력이 좋고 내 쪽까지 많이 커버해 준다. 영진이를 믿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수단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탁구 혼합복식 스포츠등급 XD7 금메달리스트 장영진-이미규.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사실 두 선수는 올해 처음 복식 파트너가 됐다. 모두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처음에는 포지션이 겹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대화하고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호흡을 끌어올렸다.
장영진은 "누나도 공격적이고 저도 공격적이다 보니 처음에는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미규 누나가 포지션을 양보해 주면서 안 맞는 부분을 조금씩 맞춰 나갔다"고 설명했다.
결승에선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썼다. 장영진은 "서로 기술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나가 기죽지 않고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미규는 "영진이는 원래 자신감이 넘친다. 나는 공격할 때 박자를 맞추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탁구 혼합복식 스포츠등급 XD7 금메달리스트 장영진-이미규.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번 금메달은 두 선수 모두에게 첫 APG 혼합복식 금메달이다. 장영진은 2022 항저우 대회 남자복식(MD4)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이미규는 2014 인천 대회 단식과 2022 항저우 대회 여자복식에 이어 통산 세 번째 APG 금메달을 수확했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두 선수는 23일 남녀복식에서 각각 추가 금메달에 도전한다. 장영진은 "남은 복식도 잘 마무리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 11월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방심하지 않고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규 역시 "여자복식에서는 태국을 3-0으로 이겨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 끝까지 집중하겠다"라며 "세계선수권에서도 영진이와 함께 이 기세를 이어가 금메달을 따보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