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부상으로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박준순에게 조언을 건넸다. 박준순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선배 유격수 박찬호 역시 어린 동료의 이탈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의 가을은 단 한 경기 만에 끝났고, 박준순의 복귀 기회도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 트윈스에 1-4로 패했다.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두산은 4위 LG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첫 경기에서 패하면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두산으로선 박준순의 공백이 아쉬웠다. 올 시즌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114안타, 16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2년차에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 그는, 시즌 막판 허벅지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산 박준순-김원형 감독. 두산 제공
김원형 감독은 경기 전 "엔트리 제출할 때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몸 상태가 100%도, 70%도 안 되고 50% 수준이었다"라며 "타격 연습은 해왔지만 경기 중에도 타격이 가능할까 코칭스태프와 고민했다. 몸 상태가 호전되는 과정을 지켜보자는 생각에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심각한 부상이라고 판단했던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처음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 진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본인은 처음 다쳤을 때보다 자각 증세가 덜하다고 하지만, 의학적 소견은 아직 무리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박준순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준순이를 불러서 '형들과 열심히 해서 다음 단계로 올라가면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도록) 몸을 더 만들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다면 박준순에게도 가을야구에 출전할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였다.
두산 박찬호-박준순. 두산 제공
선배 박찬호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 전 박준순의 이탈에 관한 질문을 받은 박찬호는 "준순이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쉽고, 팀적으로도 많은 손해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승호 형이 지금 만만치 않게 너무 잘 치고 있다. 거의 매 경기 큰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당장 몇 경기로 봤을 때는 팀적으로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좀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며 팀의 다음 단계 진출과 후배의 복귀도 함께 바랐다.
김 감독은 박준순에게 단순한 위로보다 성장에 도움이 될 조언을 남기고 싶어 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가을야구를 부상으로 빠지게 된 안타까운 마음은 클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기회는 많다. 낙담하지 말고, 나중에라도 1년을 꾸준히 경기에 나가서 큰 부상 없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격려보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두산 박준순. 두산 제공
어린 선수가 부상으로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에만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는 한 시즌을 건강하게 완주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감독과 선배가 바랐던 다음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두산이 LG에 패하며 가을야구를 마감하면서 박준순의 복귀 기회도 사라졌다. 기대했던 첫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박준순에게는 누구보다 아쉬운 결말이다. 다만 김 감독의 말처럼 앞으로 기회는 많다. 이번 가을의 아쉬움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 그것이 박준순에게 남겨진 다음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