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의 상징을 넘어 전세계 축구인들로부터 '신神'이라 불린 남자가 마침내 21년간 뛰어온 발걸음을 멈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가 고국 팬들의 뜨거운 환송 속에 화려한 은퇴를 알렸다.
메시는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모누멘탈에서 열린 베냉과의 친선 평가전에 우측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2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1일 대표팀 은퇴를 공식 선언한 뒤 마련된 고별 무대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를 지배하며 완벽한 작별을 알렸다.
경기장은 온통 감동과 눈물로 물들었다. 8만 5,000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그라운드에는 등번호 10번과 '감사합니다(GRACIAS)' 문구가 새겨진 대형 유니폼이 펼쳐졌고,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국기를 형상화한 특별 유니폼을 착용했다. 경기 전 국가 연주 때부터 눈시울을 붉힌 메시는 전반 10분 관중과 양 팀 선수들의 기립박수로 1분간 경기가 중단되자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상대 베냉 선수단은 아프리카 여전사 '아고지에' 조각상과 편지를 건넸고, 주심 역시 경기구와 카드를 메시에게 선물하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리오넬 메시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연출한 드론쇼 사진 AP=연합뉴스 마지막 실전에서도 품격은 여전했다. 후반 3분 정교한 코너킥으로 니콜라스 오타멘디(리버 플라테)의 선제골을 도운 메시는 후반 16분 신성 니코 파스(코모)의 감아차기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후반 26분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침착하게 성공시켜 쐐기를 박았다. 경기 종료 후에는 밤하늘에 드론으로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등번호 10번, 메시의 얼굴을 그리는 헌정 쇼가 펼쳐졌다.
이로써 메시는 2005년 8월 A매치 데뷔 이후 21년간 써 내려간 전설적인 대표팀 기록(208경기 126골)을 마감했다. 월드컵 21골 12도움, 코파 아메리카 2연패(2021·2024년),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및 골든볼 수상 등 조국에 수많은 영광을 안겼다. 메시는 경기 후 마이크를 잡고 "아르헨티나를 대표해 뛸 수 있었던 것은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고 큰 자부심이었다"며 눈물의 소감을 남긴 데 이어 SNS를 통해 가족과 동료,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를 향한 감사를 표했다.
동료들의 헌사도 잇따랐다. 10년 전 15세의 나이로 메시의 은퇴를 만류하는 글을 썼다가 월드컵 우승을 함께 일군 엔조 페르난데스는 눈물로 우상을 배웅하며 "당신이 남긴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시의 대표팀 통산 마지막 어시스트를 받아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차세대 주자 파스 역시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포스트 메시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뗐다.
한편 동시대를 풍미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는 최근 불거진 포르투갈 대표팀 무단 이탈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징계를 마치면 언제든 대표팀을 위해 뛸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은퇴설을 일축, 메시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메시가 지난 7일 베냉과의 A매치 친선전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이 경기는 그의 대표팀 마지막 경기였다. 사진=ESPN 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