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대체 외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엘비라. 엘비라는 2002년 5월 영입돼 그해 13승을 따냈다. 페드로 아빌라의 승수는 엘비라에 미치지 못하지만 7월에 영입됐다는 걸 고려하면 임팩트는 그 이상이다. IS 포토
지난 7월 합류한 페드로 아빌라(29·SSG 랜더스)가 KBO리그 역대 대체 외국인 선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빌라는 지난 5일 열린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9승(2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1.44까지 낮췄다. 시즌 중반 이후 팀에 합류한 대체 외국인 투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
5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9승째를 달성한 페드로 아빌라. SSG 제공
아빌라의 기록은 역대 대체 외국인 투수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KBO리그 역사상 대체 선수로 시즌 9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2002년 나르시소 엘비라(당시 삼성 라이온즈·13승) 2023년 윌리엄 쿠에바스(당시 KT 위즈·12승)을 비롯해 총 14명. 아빌라가 더 돋보이는 이유는 영입 시점이다. 그는 지난 7월 8일 영입돼 15일 데뷔전을 치렀다. 일반적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 초반인 4~6월에 영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늦은 합류였다.
그럼에도 단 14경기 만에 9승을 수확했다. 역대 아빌라보다 늦은 시점에 영입돼 시즌 9승 이상을 거둔 대체 외국인 투수는 없다. 7월에 영입돼 9승 이상을 따낸 선수 역시 손에 꼽힌다. 아빌라에 앞서 유일한 사례는 2014년 트래비스 밴와트(당시 SK 와이번스)였다. 밴와트는 그해 7월 5일 영입돼 12일 데뷔전을 치른 뒤 시즌 9승을 기록했다.
5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는 아빌라. SSG 제공
애초 아빌라에게는 대체 선수로 10승까지 도전할 가능성도 있었다. 한 차례만 추가 등판한다면 역대 8번째 '대체 선수 시즌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무리하게 등판을 추가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충분히 강렬한 시즌을 보낸 만큼 선수의 컨디션과 향후 일정을 고려해 관리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즌 절반 이상이 지난 시점에 팀에 합류해 단기간에 로테이션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1점대 평균자책점과 9승이라는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아빌라가 보여준 임팩트는 이미 충분하다. 역대 대체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한 성공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