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현이가 올라와서 더 집중했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SSG 랜더스의 조병현(24), 정준재(23), 조형우(24)가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AG에서의 경험과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각자 다른 역할로 대표팀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다. 조병현은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고, 조형우는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정준재는 대주자로 투입돼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조병현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순간 마운드에 올랐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곽빈(두산 베어스)에 이어 1사 1·2루 위기에 등판한 조병현은 탈삼진 2개를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당시 조병현의 공을 받아낸 조형우는 "점수를 안 주고 싶었는데 줘버린 상황에서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곽)빈 형이 좀 내려가 팀 분위기가 많이 떨어질 수 있었다"며 "병현이가 마운드에 올라와 더 집중하고 정신을 차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병현이는 포수를 많이 믿어주고 포수의 말을 잘 따르는 투수이기 때문에 내가 정신을 더 많이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볼 배합했고, 병현이가 내 생각대로 너무 잘 던져줬다"며 "본인의 구위로 이겨내서 진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BO리그 최고 투수들과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는 조형우는 "이런 경험들이 우리 팀 투수들과 맞췄을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자신감도 많이 생긴겼다"고 전했다.
정준재는 경기장 밖에서 대표팀 선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형들이 국제 경기의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를 옆에서 지켜봤다"며 "'이런 식으로 해야 잘하는 선수가 되겠구나' 하는 걸 느꼈다.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인연도 얻었다. 정준재는 "03년생 동기들과 친해져서 좋았다.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면서 (김)도영이(KIA 타이거즈), (이)재현이(삼성 라이온즈),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박)영현이(KT 위즈)와 전부터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좀 친해진 것 같아서 좋다"고 웃었다.
조병현은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소속팀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조병현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멀티 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그저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졌다"며 "팀에서도 감독님이 올려주신다면 그때처럼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2022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조병현과 달리 조형우와 정준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두 선수가 조병현에게 고마움을 전하자, 조병현은 오히려 팀을 먼저 생각했다. 조병현은 "(정)준재랑 (조)형우가 군대에 안 가고 팀에 있음으로써 우리 팀이 더 강한 팀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게 제일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경기에 바로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이숭용 SSG 감독은 "준재와 형우는 오늘까지 쉰다. 병현이는 내일(30일)까지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아까 만나서 축하해줬다. 선수들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bysum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