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디시만큼 중요한 게 바로 가니쉬다. 화제성을 싹쓸이 중인 드라마 ‘포핸즈’가 잘 나가는 레스토랑이라면, 송강과 이준영은 확실한 맛을 보장하는 시그니처 메뉴다. 여기에 윤세아, 서재희의 밀도 높은 연기가 더해지며 극의 풍미와 감칠맛을 완성한다.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는 음악 천재 강비오(송강)와 최정요(이준영)의 우정과 경쟁, 그리고 성장을 그린다. 17살 때부터 선의의 라이벌로 지내온 두 피아니스트는 ‘잘생김’이라는 공통점을 빼면 집안 환경부터 연주 스타일까지 극과 극이다. 자연히 주변 인물들도 어느 ‘라인’에 설지 팽팽하게 갈린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가 바로 윤세아와 서재희다. 배우 윤세아 /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윤세아는 비오의 엄마이자 전직 발레리나인 강지혜 역을 맡았다. 귀티가 흐르고 교양과 매너는 넘사벽이지만 실상은 엄청난 ‘극성맘’이다. 서재희는 강지혜의 새엄마 윤선주 역으로, 갈 곳 없던 정요를 한국예고 장학생으로 입학시킨 인물이다.
두 사람의 연기는 가시를 숨긴 장미를 닮았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아도 서늘한 긴장감이 흐른다. 송강과 이준영이 음악으로 정면승부한다면 윤세아와 서재희는 우아한 얼굴을 한 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벌인다.
윤세아는 익숙한 모성 연기를 비틀었다. 2018년 JTBC ‘SKY 캐슬’에서 따뜻하면서도 강단 있는 엄마 노승혜를 연기했던 그는 ‘포핸즈’에서는 아들을 향한 사랑이 집착과 욕망으로 변질된 강지혜를 그려낸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윤세아의 연기를 두고 “‘SKY 캐슬’의 피아노 버전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배우 서재희 /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반면 서재희는 ‘포핸즈’를 통해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재벌집 막내아들’, ‘나의 해리에게’, ‘백번의 추억’ 등 묵직한 작품에서 쌓아온 내공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두 배우의 대비되는 매력도 관전 포인트다. 강지혜는 출산으로 발레리나의 꿈을 접었던 터라 아들을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할 ‘트로피’로 여긴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그가 최정요 납치 사건의 배후라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윤세아는 떨리는 목소리와 눈썹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지혜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서재희의 치트키는 특유의 고상하고 낮게 깔리는 말투다. 실종됐던 최정요를 찾았을 때도, 그를 한국심포니 수석 객원지휘자로 영입할 때도, 이에 맞서는 강지혜 앞에서도 결코 흥분하지 않는다. 침착하고 정갈한 어조로 고급스럽게 극의 ‘도파민’을 터뜨린다.
여기에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강지혜의 남편 정체(누리꾼 사이에선 배우 김주헌으로 추측) 역시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다.
한편 ‘포핸즈’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부문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20일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7.9%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