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어도어 제공 어도어와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측이 손해액 산정을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전속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활동했을 경우를 전제로 손해액 감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다니엘 측은 실제로 뉴진스를 활동시킬 계획과 능력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맞섰다. 감정에 쓰이는 자료 공개 범위와 다니엘에게 물을 수 있는 손해의 범위도 쟁점이 됐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의 가족,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5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다니엘 측은 어도어의 뉴진스 활동계획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측은 “원고는 뉴진스 멤버들이 복귀하면 충분히 지원해 활동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실질적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면 실제로 제대로 된 활동 계획이 있었던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도어가 뉴진스를 정상화할 능력이 실제로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다니엘을 상대로 이 정도 규모의 소송까지 제기한 이상 회사 내부에 어떤 활동 계획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전속계약에 따라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갔다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 등을 토대로 손해액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다니엘 측은 이러한 손해액 산정이 실제 활동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만큼 당시 활동계획이나 기획안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활동 계획을 피고에게 먼저 이야기해달라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향후 공개할 활동계획을 소송 상대방에게 미리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곧바로 자료 제출을 명하기보다 기존 감정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인력 배치나 비용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있었다면 관련 내용이 회계자료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기존 자료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지를 살핀 뒤 문서제출명령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손해액 감정에 쓰이는 자료를 다니엘 측에 어디까지 공개할지를 두고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다니엘 측은 “감정인에게 원본을 전달하면서 피고에게는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감정 결과를 어떻게 검증하거나 반박할 수 있느냐”며 “원고가 어떤 자료를 기초로 감정을 진행하는지 당연히 우리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백 장에 달하는 자료를 감정인 사무실에서 직접 열람하고 수기로 메모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육안으로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충분한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어도어 측은 해당 자료에 매출과 거래처별 정보 등 회사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어 그대로 제공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어도어 측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보냈고 협의 가능한 날짜도 지정했다”며 “피고 측이 그런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니엘 측이 감정자료 공개 방식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는 데 대해 “제가 느끼기에는 감정을 하지 말자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어도어가 감정에 필요한 자료를 우선 제출하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부분은 음영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서류 자체가 판독되지 않거나 영업비밀과 관계없는 부분까지 음영 처리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니엘 측 공인회계사 등이 감정자료를 직접 열람해 자료의 구성과 전체적인 윤곽을 확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다니엘 측은 어도어가 자료를 먼저 제출하고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가린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니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손해의 범위도 도마에 올랐다.
다니엘 측은 “뉴진스 멤버 전부가 전속계약을 해지하면서 생긴 일인데 왜 다니엘에게 청구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며 “뉴진스 전체에 대한 손해를 다니엘에게 청구하는 것인지, 다니엘의 행위로 발생한 부분만 청구하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어도어 측에 다니엘에게 청구하는 손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전속계약 해지 선언 이후에도 기존에 예정돼 있던 일부 활동이 이어진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해지는 선언했는데 일은 계속했다”며 해지 의사를 밝힌 것과 실제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시점과 내용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불이행한 것이 무엇인지 양측이 구체적으로 정리해달라”며 해지 이후 기존 광고계약 가운데 종료된 것과 유지된 것은 무엇인지, 예정된 활동 가운데 실제 진행된 것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앞선 4차 변론에서도 양측은 손해액 감정의 전제를 두고 맞섰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기존 활동에서 거둔 성과와 매출을 토대로 향후 매출을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니엘 측은 민 전 대표가 프로듀싱에서 물러난 점과 기존 제작 인력의 변화 등 당시 달라진 활동 환경을 감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아티스트의 인기뿐 아니라 프로듀싱과 디렉팅, 소속사의 지원 등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성상 과거 성과만을 그대로 향후 매출에 대입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2024년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이에 어도어는 같은 해 12월 법원에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5년 10월 30일 1심에서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사이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멤버들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어도어는 해린, 혜인, 하니가 복귀를 확정했다고 밝혔고 민지와는 복귀 관련 협의를 이어갔다. 반면 다니엘에 대해서는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어도어는 다니엘에게 위약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다니엘의 가족 1명과 민 전 대표에게는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약 430억 9000만원이었던 청구액은 이후 약 330억 9000만원으로 조정됐다.
재판부는 감정 절차와 해외 이메일 관련 사실조회 등을 이어간 뒤 오는 10월 22일 오후 3시 30분 다시 변론을 진행한다. 이후 변론기일은 11월 12일 오후 3시 30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