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세이브 1위 삼성 마무리 김재윤. 삼성 제공 몇 년간 삼성 라이온즈를 괴롭힌 '고질병'이 있다. 바로 불펜이었다.
어렵게 잡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고, 경기 후반이면 팬들의 불안은 일상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최대 약점이었던 불펜은 이제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올시즌 삼성 불펜은 26일까지 구원승 27승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리그 전체 1위이자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3점대다. 선발은 4.26으로 리그 5위에 그치지만, 리드를 잡은 뒤에는 좀처럼 경기를 내주지 않는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삼성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26.9%로 리그 최저다. 리그 평균인 35.5%보다 약 9% 낮다. 주자를 남겨둔 채 마운드를 내려가더라도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흐름을 끊어내고 있다.
투수 운용도 눈에 띈다. 삼성의 올 시즌 2연투는 59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적고, 3연투는 단 한 차례도 없다. 특정 투수에게 부담을 몰아주기보다 여러 자원을 고르게 활용하며 시즌 내내 불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10호 홀드를 달성한 우완 이승현. 삼성 제공
올 시즌 불펜의 변신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오랫동안 구원진이 삼성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2023시즌 삼성 중간계투진은 평균자책점(ERA) 5.16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점대를 기록했다. 승계주자 실점률은 42.6%로 리그 최악이었고, 역전패도 시즌 82패 가운데 38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결국 삼성은 김재윤(당시 KT 위즈)과 임창민(당시 키움 히어로즈)을 영입하며 불펜 보강에 나섰다. 대대적인 투자에도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2024시즌에도 블론세이브 25개로 리그 2위, 구원패 30개로 리그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역시 구원 평균자책점 4.48(리그 5위) 블론세이브 19개(공동 5위) 구원패 28개(리그 3위)를 기록하며 '뒷문 불안'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지는 못했다.
올시즌에는 리그 세이브 1위 김재윤을 필두로 이승현, 이승민 등 필승조가 제 몫을 해내고 있는 가운데, 좌완 배찬승까지 복귀하면서 삼성 불펜은 더욱 두터워졌다. 배찬승은 "제가 주자를 깔고 마운드를 내려오더라도 뒤에서 막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동료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비결이라면 좋은 분위기인 것 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형·동생처럼 편한 분위기"라며 끈끈한 팀워크를 불펜 호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