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식료품을 배달하던 무명 골퍼가 디 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다음 고민은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 당장 오늘 밤 잘 곳을 찾는 일이다.
잉글랜드의 조 딘(32)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제154회 디 오픈 챔피언십 '라스트 찬스 퀄리파이어(Last Chance Qualifier)'에서 2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최종 예선의 초대 우승자가 된 그는 마지막 한 장의 디 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기쁨도 잠시였다. 디 오픈 개최지인 사우스포트 일대 호텔이 모두 만실이 되면서 머물 숙소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268위인 딘은 BBC와 인터뷰에서 "어젯밤은 운 좋게 호텔을 구했지만 이제는 방이 하나도 없다"며 "퍼팅 그린 옆에 텐트를 치거나 차에서 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딘의 골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6년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같은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컷을 통과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성적이 떨어지면서 세계랭킹이 급락했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스(Morrisons)에서 식료품 배달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포기하지 않은 시간은 결실로 이어졌다. 2024년 케냐 오픈 준우승으로 DP 월드투어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번에는 디 오픈 마지막 출전권까지 따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숨 돌릴 틈도 없다. 디 오픈을 마친 뒤 다음 주 화요일에는 자신의 캐디인 에밀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딘은 "결혼 준비만 생각하면 한 주 정도 쉬는 게 더 편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디 오픈 출전보다 더 좋은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결혼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