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1위 자리가 걸린 승부,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김재윤(36)은 스스로 자초한 위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재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인터뷰 중에도 연신 땀을 닦아냈다. 그는 "마지막에 큰 위기를 만들었는데 리드를 끝까지 지켜 다행이다"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삼성 김재윤이 9일 대구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삼성은 9일 홈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6-5로 승리, 2015년 이후 11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삼성은 승률 0.614(51승 2무 32패)를 기록, LG(52승 33패·0.612)를 2리 차로 따돌리고, 하루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8회 말 김영웅의 쐐기 홈런으로 삼성 쪽으로 기울었던 경기는 9회 초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마무리 김재윤이 선두 타자 문성주를 볼넷, 후속 홍창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박해민의 내야 땅볼 때 6-4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오스틴 딘과 송찬의, 박동원과 7구·9구·8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까지 내줬다.
김재윤은 어느덧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돌파했다. 김재윤이 9일 대구 LG전 승리 후 포수 장승현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김재윤은 천성호와 승부에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가까스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그는 "마지막에 힘든 줄도 전혀 몰랐다. LG 타선이 강해 가운데 던질 수도 없고 조심스럽게 승부하면서 '세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라며 "워낙 중요한 경기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마운드에 오른 직후부터 공이 살짝 비껴나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총 투구 수는 시즌 최다인 37개(종전 30개)였다. 그는 "연속 볼넷을 내준 데다 투구 수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셔서 내 손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 생각이 나서 유격수 김상준을 조금 전진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잘 됐다"라고 말했다. 김재윤은 "천성호의 타구가 워낙 빨라 맞는 순간 '아, 됐구나' 싶었다. 내야수들이 도와줬다"고 공을 돌렸다.
박진만 감독은 전반기를 결산하며 "이승민과 김재윤이 전반기 내내 거의 쉬지 않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특히 고맙다"고 수훈 선수로 꼽았다. 김재윤은 "나도 (휴식 차원에서) 빠지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 매년 풀 타임 활약을 각오로 다진다"며 "체력 관리 및 회복하는 법을 터득해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전반기 40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87을 올렸다.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하는 그는 "구원왕 욕심도 당연히 있다. 일단 30세이브를 목표로 더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하기 전인 2023년까지 KT 위즈 소속으로 3시즌 연속 30세이브를 돌파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