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클’의 세계적인 흥행은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본질적인 무게감을 증명한다. 그는 단순한 팝스타가 아니다. 대중문화의 구조와 콘텐츠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한 거대한 문화이자 IP 그 자체다.
이 거대 IP의 스크린 부활은 스마트폰과 OTT가 주도하는 시대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OTT의 범람 이래 영화 산업은 “관객이 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극장을 찾아야 하는가”라는 생존의 질문에 직면해 왔다. ‘마이클’은 파편화된 시청 환경에 익숙해진 대중에게 극장이라는 공간의 고유한 경쟁력과 가치를 증명하는 작품이다.
‘마이클’은 극장을 1980~90년대 마이클 잭슨 최전성기의 콘서트장으로 치환한다. 여기에는 아이맥스(IMAX)의 확장된 화면비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반의 ‘입체 음향 기술’ 등 최신 시네마 하드웨어가 개입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단순히 볼륨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선다. 입체 음향 시스템은 군중의 함성과 악기 소리를 공간에 입체적으로 투영한다. 화려한 사운드 속에서도 마이클 잭슨의 미세한 호흡, 구두 굽이 무대 바닥과 마찰하는 질감까지 독립된 사운드로 정확히 구현한다. 나아가 서브우퍼가 만드는 저주파 음압은 베이스의 울림을 신체적 진동으로 전달한다. 이는 하이엔드 장비를 갖추더라도 일반적인 거실 환경에서는 온전히 재현하기 어려운 극장 고유의 영역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던지는 유의미한 화두는 ‘공간의 공유’에 있다. OTT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철저히 파편화되고 고립된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극장의 확고한 비교 우위는 동일한 시공간에서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는 연대감, 즉 사회학적 ‘집합적 열광’을 구현하는 데 있다. 어두운 극장에서 수백 명의 관객이 동시에 마이클 잭슨의 리듬에 동기화되고, ‘힐 더 월드’(Heal the World)가 흐를 때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며 자발적으로 군중의 일부가 되는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수동적 소비를 넘어서는 능동적 참여이자, 개별 모니터 앞에서는 불가능한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극장이 OTT 시대에 여전히 유의미한 이유가 대중이 콘텐츠를 공동으로 소비하는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이란 걸 ‘마이클’은 증명한다.
법률적 관점에서도 이 현상은 IP의 보호 및 활용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 시대의 영상 콘텐츠는 무단 복제와 불법 스트리밍의 위험에 필연적으로 노출된다. 하지만 ‘마이클’이 극장에서 창출한 가치, 즉 고도화된 하드웨어의 시청각적 압도감과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현장감은 디지털 파일로 복제하거나 전송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2차 저작물을 유통하는 차원을 넘어, ‘대체 불가능한 공간 체험권’이라는 독점적 라이선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저작권 보호의 실효성이 단순한 법적 규제를 넘어, 대중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독점적 경험 가치’를 창출하는 데서 완성됨을 보여준다.
‘마이클’의 전세계적인 흥행 사례가 증명하듯, 앞으로 극장 산업은 극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와 집합적 경험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실존의 증명 척도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