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안효섭 (사진=SBS 캡처)
지나치게 준수한 비주얼과 글로벌 인기가 진가를 가리고 있을지 모른다. 배우 안효섭이 짙어진 감성으로 ‘오늘도 매진했습니다’를 지탱하고 있다.
안효섭이 출연 중인 SBS 수목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이하 ‘오매진’)는 완벽주의 농부 매튜 리와 완판주의 쇼호스트 담예진(채원빈)이 화장품 원료 계약을 계기로 얽히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자보이즈 진우’의 글로벌 위상은 대단했다. 안효섭의 전작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후광 속 ‘오매진’은 방영 첫 주 미주 7개국 1위를 수성하면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신작 공세 속 방영 4주 차(5월 11~5월 17일)에도 차트인에 성공한 건 단지 안효섭의 전작 인기 덕분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일 방송된 9회는 시청률도 3.1%(닐슨코리아 전국)로 전주보다 0.6%포인트 상승해, 국내 안방 시청자도 다시 불러 모았다.
이는 ‘오매진’이 지닌 ‘K로코’의 맛이 있고, 안효섭이 이를 매회 끌어올리고 있다는 방증이다.극중 안효섭은 ‘쓰리잡’ 농부 매튜 리로 분해 과거의 실패를 품고도, 현재를 인정하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물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안효섭, 채원빈 (사진=SBS 제공) 원료사의 CEO지만 시골 덕풍마을의 버섯 농장에서 직접 원료를 재배 중인 매튜 리는 기본적으로 관계에서 벽을 치지만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메추리’라고 불리면서도 어르신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츤데레’ 같은 그를 녹인 건 원료 계약을 계기로 알게된 쇼호스트 담예진이다. 안효섭은 채원빈이 연기한 담예진과 얽히며 코믹부터 로맨스, 나아가 인간 대 인간으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담예진의 ‘도둑 뽀뽀’를 의식해 마을 운동회를 망쳐버리는 신이나, 서브남주인 서에릭(김범)을 향한 유치한 질투를 그린 신에서 안효섭은 기꺼이 망가지며 유쾌한 웃음을 줬지만, 이내 정반대의 얼굴도 꺼낸다.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안효섭 (사진=SBS 캡처) 극중 두 남녀에게 과거 트라우마를 안긴 화장품 유해물질 검출 사태를 직면한 매튜 리를 표현할 때 안효섭은 감춰둔 죄책감과 연약함, 그럼에도 담예진을 향한 인간적인 공감을 표정과 목소리로 두르며 보는 이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이에 안효섭의 로코 대표작인 SBS ‘사내맞선’(2022)에 버금가는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매진’은 그의 전작 ‘낭만닥터 김사부3’ 이후 3년 만의 안방 복귀작이기도 했다. TV드라마에서 연달아 두 자리수 시청률을 맛보며 ‘로코 장인’으로 발돋움한 시기, 안효섭은 새로운 분야로 발을 넓혔다.
지난해 첫 영화 주연작인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선 장르물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선 보이스 액팅에 도전했다. 상반된 흥행 성적표를 받았으나 두 작품이 안효섭의 연기적 깊이를 확장했다는 점이 ‘오매진’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배우 안효섭’을 글로벌에 재차 각인시키면서 ‘오매진’ 극중에서도 ‘라이언보이즈 지누’나 ‘사내맞선’ OST가 흘러나오는 등 ‘알만한’ 필모그래피 패러디가 나올 정도의 브랜드력도 상승했다.
‘오매진’은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기고 있다. 수치도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안효섭의 진심 어린 뒷심이 통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