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선수단이 지난 3일 열린 GS칼텍스와 챔피언 결정 2차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가 논란의 감독 대행 체제 속에서 결국 벼랑 끝에 몰렸다.
도로공사는 지난 3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2차전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2-3(15-25, 25-14, 25-20, 22-25, 7-15)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홈에서 1~2차전을 내준 도로공사는 남은 경기에서 1패만 추가하면 통합 우승에 실패한다.
도로공사의 유일한 희망은 2022~23시즌 보여준 '리버스 스윕'의 역사를 다시 달성하는 것이다. 역대 챔프전에서 남녀부를 통틀어 1~2차전을 내준 뒤 내리 3게임을 이기며 리버스 스윕을 이룬 팀은 도로공사가 유일하다. 2022~23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자 김종민 감독과 배유나 등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2022~23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은 상대로 2연승을 거둬 챔프전에 진출했다. 이어 김연경이 활약하던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을 상대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뺏겼다. 그러나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모두 이겨 다시 인천으로 향했다. 당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선수들을 칭찬한다. 누구도 챔프전이 이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기적을 (영원히) 기록에 남기느냐, 아니면 잠시 배구팬 기억 속에 남느냐"는 말로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도로공사는 5차전서 역대 포스트시즌 여자부 최장 경기(158분)의 혈전 속에 흥국생명을 꺾고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매 세트 2점으로 승부가 갈린 명승부였다.
도로공사는 다시 한 번 '리버스 스윕'을 노리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때와 비교하면 선수단 구성도 바뀌었지만, 무엇보다 감독이 공석이다. 김종민 감독과 한국도로공사 고위 관계자가 2025~26 정규리그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김종민 감독은 정규시증 우승에도 재계약 실패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팀을 떠난 상태다.
도로공사 구단은 "A코치에 대한 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지난 2월 말 검찰이 약식기소 하는 불미스러운 사항이 있어, 고심을 한 끝에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감독은 구단 숙소에서 A 수석코치에게 리모컨을 던지고 목 부위를 밀친 혐의를 받아 지난해 4월 피소됐다. 다만 김 감독은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법원의 약식 명령이 내려지면 정식 재판을 청구해 폭행 혐의를 벗겠다는 입장이다.
김종민 감독이 3월 20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도 참석해 챔프전을 앞둔 각오까지 밝힌 데다, 이번 챔프전까지만 팀을 이끄는 방안을 원했으나 도로공사에서 이를 거절한 것이 전해져 더욱 논란을 낳았다. 김영래 한국도로공사 감독 대행. 이에 챔프전을 앞두고 선수단 분위기 수습이 중요해 보였다. 갑자기 운전수(감독)를 잃은 데다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영래 수석코치는 최근 "체중이 6㎏이나 빠졌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또한 작전 타임 요청이나 팀 분위기 유지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로공사는 챔프전 2차전을 앞두고 "김영래 수석 코치와 2026~27시즌 감독 대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래 감독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인데, 정식 감독이 아닌 감독 대행을 1년 더 유지한다는 다소 이상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