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청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사고 치고 자기가 수습하는 설정이 있어서 다행이었죠. 저도 후반부는 외압으로 사고가 벌어져 당하니까 답답함이 컸어요.”
욱하고 먼저 몸이 나가는 이청아는 누군가에겐 향수이자 신선함이었다. 근작에선 카리스마 있는 빌런을, 자신의 브이로그를 통해선 차분한 감성을 보여주던 그가 ‘아너: 그녀들의 법정’을 통해 이미지에 변주를 줬다.
종영에 맞춰 일간스포츠와 만난 이청아는 “오랜만에 일상의 말투를 쓰는 인물이 하고 싶었다”며 “성격은 내가 20대 때 많이 하던 인물이지만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도 ‘이런 식으로 사고 쳐본 적은 없는 거 같은데’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이하 ‘아너’)은 거대한 스캔들이 되어 돌아온 과거에 정면 돌파로 맞서는 세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다. 고정 시청층을 형성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 4.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로 막을 내렸다.
극중 이청아가 연기한 황현진은 변호사 삼인방 중 가장 감정이 앞서는 타입이다. 무술 유단자라 직접 형사처럼 상대를 제압하기도 하고, 유부녀지만 남편 선규(최영준)가 아닌 전 남친과 하룻밤을 보내거나 그 후 얻은 아이를 점입가경 전개 속 유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청아는 “현진이는 모든 사건을 건드리면서 다음 장으로 문을 열었다”고 변호했다.
“저도 후반 전개는 몰라서 유산 신을 보곤 감독님에게 ‘현진이가 일상생활이 될까요?’라고 묻고 같이 고민했어요. 후반부 촬영할수록 고민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빨리 선택하고 합을 맞추는 순발력이 필요했죠.” 배우 이청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시청자들이 현진의 행보에 답답함을 표하기도 했던 터, 이청아는 “연기하기로 선택하고 나선 ‘캐릭터가 왜 이러지’ 보단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한다”면서 “그래서 내 성격에서 파생시켜 접근했다. 전 남친과 하룻밤을 보낸 뒤 남편을 어떤 표정으로 대할지 모르겠다고 감독님께 상담했더니 ‘바로 그 표정이다. 어쩔 줄 몰라라고 써있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청아는 실제 성격 중 솔직함을 빌려왔지만, 자신과 현진은 다른 타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성적인 사고를 먼저 하는 편이고 직업이 배우이다 보니까 연차가 쌓일수록 누군가를 상처주거나 경솔해지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며 “다만 현진이 같은 투명한 사람에게 느끼는 안도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배역에 애정을 표했다.
20년 지기 삼총사를 연기한 이나영, 정은채와의 호흡도 자랑했다. “셋 다 침묵을 잘 견디는 스타일이고 화법도 비슷해서 편했어요. 윤라영처럼 연약함을 지닌 인물을 씩씩한 나영 언니가 해내는 것도, 사랑스러운 은채가 대표님 신재를 연기하는 걸 보면 ‘배우다’ 싶었죠. 제가 진짜 예쁜 사람들과 연기를 했구나 싶어요.”
30대가 되며 필모그래피의 변곡점을 맞은 이청아다. 과거 ‘늑대의 유혹’ ‘꽃미남 라면 가게’ 등 로코의 명랑하고 당찬 히로인을 거쳐 액션도 곧잘 도전한 그는 최근에 이르러선 묵직한 장르물을 연달아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이청아는 “제 나이듦과 함께 맡겨지는 배역이었을 터라 이 다음은 어떤 것으로 찾아주실지 기대가 된다”며 “지금 제 나이대 겪을 수 있는 장르와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 냄새 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