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팝 팬들 사이에는 JYP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뜻밖의 기분 좋은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명불허전 ‘퍼포먼스 퀸’ 그룹 있지가 지난달 단독 콘서트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댓츠 어 노노’ 무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역주행 광풍을 일으키면서다.
있지의 ‘댓츠 어 노노’는 강렬한 중독성을 띤 뭄바톤 리듬이 특징인 곡으로 2020년 3월 미니 2집 ‘있지 미’를 통해 발매됐다. 지금까지 무대로 선보여진 적은 없었지만 수많은 믿지(있지 팬덤명)들이 소중히 간직해 온 ‘숨은 명곡’이었는데, 지난 2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있지의 세 번째 월드 투어 ‘터널 비전’에서 멤버들의 퍼포먼스로 최초 공개된 뒤 붐 업 되고 있다.
6년 전 발표곡이지만 더할 나위 없이 트렌디하고 신선한 리듬의 이 곡은 ‘믿고 보고 듣는’ 있지의 압도적 내공과 함께 빛을 발했다. 멤버들은 파워풀하고 절도있으면서도 다이내믹한 안무를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와 함께 소화하며 에너지를 분출했다. 멤버 전원 ‘춤꾼’으로 정평난 팀답게 완벽한 강약 조절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도파민을 폭발시켰다. 특히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멤버들의 표정이 고스란히 담긴 콘서트 공식 영상 및 팬들의 ‘직캠’이 퍼져 나가며 곡의 흥행에 시너지를 더했다.
있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누리꾼들은 “아마존 여전사 같은 느낌 쩔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안무가 미쳤다”, “춤을 너무 잘 춰서 넋 놓고 보게 된다”, “이걸 과거 수록곡으로만 놔 둘 순 없다” 등의 반응과 함께 곡 제목을 ‘대추노노’라고 귀엽게 표현하며 자생적으로 ‘댓노붐’을 형성해가고 있다.
‘댓츠 어 노노’ 열풍은 챌린지와 함께 한 번 더 떠올랐다. 있지 멤버들은 물론, 트와이스 모모·지효, 넥스지 토모야, 킥플립 계훈·케이주 등 소속사 선후배들을 비롯해 동료 K팝 가수들이 챌린지에 동참하며 전방위적 입소문으로 이어지며 더욱 불 붙었다. K팝 신 전체를 달군 뜨거운 분위기 속, 있지는 오는 19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직접 출연해 ‘댓츠 어 노노’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됐다.
이 곡의 역주행 흥행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건 가사가 띤 서사성도 한 몫을 한다. 있지는 데뷔곡 ‘달라달라’의 메가 히트로 데뷔 첫 해 신인상을 휩쓸며 특급 신인으로 주목 받았고, 이에 자연스럽게 ‘댓츠 어 노노’ 발매 당시인 2년차에는 추후 행보에 대한 기대와 우려 혹은 시샘이 공존하는 오묘한 시선을 받아왔다. 어쩌면 이 곡의 가사는 그같은 세평에 대한 있지의 패기 넘치는 답변이었다.
“혹시 내가 무너지길 바랐다면 안타깝지만 댓츠 노 아임 쏘리 / 아임 고나 킵 싱잉 아임 고나 킵 댄싱 무서울 게 없어 난”
있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에도 있지는 ‘워너비’, ‘낫 샤이’, ‘로코’ 등 묵직하고도 강렬한 퍼포먼스로 국내외를 사로잡으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이들은 그 자신만의 변주와 도전을 꾸준히 이어왔고, 무대와 퍼포먼스를 통해 내공을 입증하며 고유한 명성을 공고히 해왔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엔 4세대 걸그룹의 맹주와 걸그룹 음악 트렌드 변화 속 데뷔 초창기만큼의 음원 파괴력을 보여주진 못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재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행보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와중 만난 ‘댓츠 어 노노’ 열풍은 그래서 더 반갑다.
‘댓노붐’은 K팝 팬들과 평단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파인 이들이,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음악과 무대로써 이끌어 낸 화제성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특별하다. 앞서 가수 우즈의 ‘드라우닝’이 KBS2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 편에서 선보인 라이브 무대를 통해 역주행하며 발매 2년을 훌쩍 넘긴 지난해 연간 최다 스트리밍 곡으로 꼽히는 등 ‘레전드 역주행’ 흥행을 만들어낸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이에 팬들은 ‘댓노붐’을 외치며 있지에게 다가올 제2의 전성기를 반기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번 ‘댓노붐’에 대해 “있지는 워낙 실력이 검증된 팀이라 무대를 통해 언제든 화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갖춰져 있었다”면서도 “과거에는 활동 시기가 지난 콘텐츠로 다시 대중을 만나는 게 어려웠지만 지금은 유튜브 알고리즘 등을 통해 대중의 기호에 맞으면 언제든지 역주행할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시대인 만큼, 좋은 콘텐츠를 창작한다는 근본적인 부분부터 제공하는 방법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