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배우 이재룡이 사고 나흘 만인 지난 1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6.3.10 배우 이재룡의 음주운전 사고 후 음주를 하며 방송하는 이른바 ‘술방’을 향한 위험성이 재차 지적되고 있다.
이재룡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아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사고 약 3시간 뒤 지인 집에서 검거됐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재룡이 사고 며칠 전 공개된 ‘짠한형 신동엽’(이하 ‘짠한형’)에 출연한 사실이 조명되며 술방을 향한 비판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재룡은 이전에도 음주운전 이력이 있고 함께 출연한 안재욱 역시 과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데, 이들을 섭외해 술을 먹는 방송을 찍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방송에서 이재룡 등 출연진이 간소하게 술을 마시는 정도가 아니라 폭음에 술부심(술+자부심)을 드러내는 발언까지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진=‘짠한형’ 영상 캡처 이재룡의 음주운전 소식 이후 그가 출연한 ‘짠한형’ 에피소드는 즉시 비공개 처리됐으나 술방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음주를 미화하고 조장한다는 우려다. 톱MC인 신동엽이 진행하는 ‘짠한형’은 구독자 20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예능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지상파 토크쇼가 대거 사라진 현재 많은 연예인이 신작 공개 및 방송을 앞두고 홍보 창구로 ‘짠한형’에 출연한다. 출연자들은 기호에 따라 술을 소량 마시거나 아예 안 마시기도 하지만 일부 출연진은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만취하거나 심지어는 촬영 중 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할 정도로 매 콘텐츠가 폭음하는 형태로 흘러가는데, 이 같은 모습이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짠한형’에 출연했던 배우 이영애는 “저는 아이들이 있지 않나. 애들이 보고 나서 ‘나도 한 번 술을 먹어볼까?’ 이런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할까. 부모 마음은 또 그런 게 있어서 많이 자제하게 되더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술방에 대한 우려와 비판적 시선이 계속되고 있어도 제재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방송은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라 법정 제재를 받지만, 유튜브 콘텐츠는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튜브에 술방 관련 콘텐츠가 막 생겨났던 지난 2023년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으나 단순 권고 사항일 뿐 실질적 제재가 이뤄진 적은 없다. 결국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가 스스로 검증하는 데 기댈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지상파 등 방송의 경우 음주 장면이 과하게 나올 경우 방통위에서 제재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유튜브는 사실상 무법지대나 마찬가지”라며 “검증이 느슨한만큼 더 재밌게 분량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리스크를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게 술방이다. 사회적으로 문제될 이슈를 만들지 않도록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