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 경기. LG 문보경이 9회 백투백 좌월 1점 홈런을 날리고 전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오스틴과 포옹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6.02.
"너희라도 그렇게 했을 거잖아."
동료가 억울하게 악플을 받는 모습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순 없었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문보경을 향한 악플 테러에 일침을 날렸다.
오스틴은 10일 문보경을 향한 '악플 테러' 소식을 다룬 한 게시물에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sore losers)이 되지 말라. 그 상황이었다면 당신들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라고 달았다. 무지성 댓글을 달고 있는 일부 대만팬들을 향한 일침이자, 소속팀 동료를 감싸는 오스틴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2승 2패를 기록, 호주와 대만과 동률을 이뤘지만 실점을 아웃카운트로 나눈 '최소 실점률'에서 두 팀에 앞서며 일본에 이어 조 2위에 등극했다. 2009년 WBC 대회 이후 17년 만의 2라운드 진출이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2회초 무사 1루 한국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만은 한국과 2승 2패 동률을 이루고도 최소 실점률에서 한국에 밀려 탈락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호주에 승리하되, 최소 실점률에 따라 8득점 이상, 3실점 이상의 이겨야 대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득점이 9회 초 7득점에 그치면서 대만의 탈락이 확정됐다.
이에 일부 대만팬들이 뿔이 났다. 한국이 7-2로 앞선 9회 초 2사 1루에서 문보경이 삼구삼진을 당했는데, 이를 두고 '고의 삼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대만의 탈락시키기 위해 7점만 내고 득점을 멈췄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당연히 이는 억측이다. 한국으로선 2라운드 통과를 위한 5점 차 조건을 이미 채운 상황이다. 한국으로선 9회 호주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으려면 오히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5점 차 조건만 충족했다고 한국 선수가 긴장의 끈을 놓칠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오스틴이 대만 팬을 향해 단 댓글. 인스타그램 캡처
최선을 다해 뛴 문보경으로선 당연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악플 테러였다. 이에 외국인 동료 오스틴이 나서 그를 감쌌다. 오스틴은 "'문 보(문보경)' 캡틴 코리안"이라는 말을 남기며 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스틴은 이날 호주전 도중 자신의 SNS 스토리에 문보경의 홈런 장면과 한국의 승리 관련 게시물을 올려 LG와 한국을 향한 사랑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