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 야구대표팀 소속으로 대회를 소화 중인 제리드 데일. [AP=연합뉴스]
상승세를 타는 호주 야구대표팀.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고 있다.
지난 5일 막을 올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의 초반 이변 중 하나는 호주의 선전이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체코와 C조 최하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으나 1차전 대만전 3-0 승리에 이어 체코마저 5-1로 제압했다. 남은 한국·일본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2라운드(8강) 진출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투타 짜임새가 상당하다. 두 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0.50(18이닝 1실점)에 불과하고, 팀 장타율은 0.500에 이른다. 주목할 선수는 주전 유격수 제리드 데일(26)이다. 데일은 조별리그 타율 0.429(7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커티스 미드(8타수 4안타)와 함께 '캥거루 타선'을 이끌고 있다. 대만전 3타수 1안타 1볼넷, 체코전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체코전 4회 2루타, 9회 3루타를 폭발시켰다.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의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야구대표팀과 KIA 타이거즈 연습경기. 기아 유격수 제리드 데일이 수비를 하고 있다. 2026.2.24 [연합늇]
데일은 2026시즌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아시아쿼터 선수이다. 아시아쿼터는 기존 외국인 선수 정원(팀당 3명)과 별도로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국적 선수를 포지션 구분 없이 1명 추가 등록할 수 있는 신설 제도. KIA는 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했으며, 유일하게 야수를 선택했다.
투수 영입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 일본인 투수 이마무라 노부타카 등 다양한 투수 자원을 검토했다. 그러나 박찬호(현 두산 베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었고, 결국 그 공백을 메울 현실적인 대안으로 아시아쿼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KIA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제리드 데일의 모습. KIA 제공
심재학 KIA 단장은 "투수하고 유격수를 두고 프런트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데일 영입을) 굉장히 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일의 영입 포커스는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됐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타격보다 수비가 강점이다. 아시아쿼터 선수 중 영입할 만한 준수한 내야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KIA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호주 대표팀에 합류한 데일은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점인 수비도 안정적이다. 데일과의 맞대결을 '타이거즈 동료' 김도영도 고대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오는 9일 맞대결할 예정. 김도영은 지난 5일 체코전을 마친 뒤 "나도 기대된다. 호주도 만만치 않은 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최대한 폼을 끌어올려서 최상의 컨디션에서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