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족 등에 따르면 오현경은 이날 오전 김포의 한 요양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고인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6개월 여간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고인은 60년 넘게 연기 인생을 걸어왔다. 1954년 서울고 재학시절 교내 연극부를 만들었고 이듬해 연극 ‘사육신’을 통해 ‘전국 고교생 연극경연대회’ 연기상을 수상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후 학업을 하면서도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연기에 끈을 놓지 않았다.
고인은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드라마 ‘손자병법’의 이장수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고, ‘한국문화대상’ 연극 부문 대상을 포함해 ‘KBS 연기대상’ 대상과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고인은 식도암, 위암 등으로 인해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2008년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전성기를 또 한번 누렸다. 최근까지 ‘레미제라블’(2020), ‘3월의 눈’ (2018) 등에 참여했는데, 지난해 5월 연세극예술연구회가 졸업생·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합동 공연 ‘한 여름밤의 꿈’에 잠깐 출연했고 이 작품이 유작이 됐다.
유족으로 배우인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 씨가 있다. 고인의 부인은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윤소정이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이다. 발인은 오는 5일이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