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길리가 최민정을 앞서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23일 새벽(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가 아닌 최초로 JTBC가 독점 중계한 이번 동계올림픽은 미디어 환경과 소비 패턴 변화 등이 맞물려 예년보다는 저조한 관심도와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맺게 됐다.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해 종합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이 부상 투혼 끝에 대역전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남자 스노보드 알파인 김상겸이 은메달,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유승은이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를 썼다. 대회 후반부에는 쇼트트랙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올림픽은 대회 기간 내내 관심도와 열기가 이전보다 확연히 떨어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지상파 3사 없이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에 나서면서 시청 접근성이 떨어진 데다 대회가 열리는 이탈리아와 8시간 시차 등이 맞물리며 국민적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대회 개막식 시청률은 전국 기준 1.8%으로, 지상파 3사가 동시 중계했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시청률(KBS1 9.9%, SBS 4.1%, MBC 4% 등 합계 18%)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번 동계올림픽 최고 시청률은 지난 16일 김길리가 여자 쇼트트랙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생중계로, 11.2%를 기록했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높지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생중계 시청률(SBS 21.3%, KBS2 14%, MBC 11.3%)에 비하면 많이 낮은 수치다.
사진=JTBC
시차 및 단독 중계 영향 외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청자의 시청 패턴 변화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이유로 꼽힌다. 방송 외 OTT, 유튜브,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생방송이나 본방송을 굳이 챙겨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고, 이러한 변화가 올림픽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의 시청 패턴은 자기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즐기는 방식으로 크게 변화했다”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진 것은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의 영향도 일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를 계기로 ‘보편적 시청권’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경기를 지상파가 아닌 제한된 방식으로 시청하게 된 상황에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JTBC는 오는 6월 개막하는 월드컵을 비롯해 2032년까지 열릴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향후에도 지상파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결렬된다며 이어지는 대회들도 독점 중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개선책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 선수들의 투지와 활약에도 과거 국제대회에 비교하면 사회적 열기가 충분히 고조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오는 6월에는 북중미 월드컵도 예정돼 있다. 국제적 행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