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롯데·CJ·쇼박스·NEW 등 우리나라 대표 영화 투자 배급사 4곳이 일주일 간격으로 각각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내놓는다. 오는 23일 개봉되는 '군도: 민란의 시대'(쇼박스)를 시작으로 '명량'(CJ·7월 30일) '해적: 바다로 간 산적'(롯데·8월 6일) '해무'(NEW·8월 13일) 등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네 편 모두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쏟아부었을 뿐만 아니라 충무로 대표 감독과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서 어떤 영화가 최후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군도'vs'명량'vs'해적'vs'해무'
가장 먼저 개봉되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0년을 배경으로 의적과 탐관오리 대결을 그린 액션 활극이다. 순제작비만 135억원, 총제작비는 170억원이 들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11)' '비스티 보이즈(08)'에서 호흡을 맞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4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강동원이 악역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최민식이 이순신 역을 맡아 제작부터 화제를 모았던 '명량'은 1594년 임진왜란 말기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한다. 순제작비 150억원에 총제작비는 190억원에 이른다. 745만 관객을 동원한 '최종병기 활(11)'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순제작비 135억원, 총제작비 170억원에 달하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조선의 옥새를 삼켜버린 고래를 추적하는 해적과 산적의 대격전을 그린다. KBS 2TV '상어'에서 호흡을 맞춴던 김남길과 손예진을 비롯해 유해진·이경영·설리 등이 출연한다. 청순의 대명사 손예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해무'는 대한민국 대표 감독 봉준호의 첫 제작·기획 작품이다. '살인의 추억'을 각본을 집필했던 심성보 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김윤석·박유천 등이 출연한다.
▶윈윈(win-win) 효과 거둘까
올 상반기 극장가에서 한국영화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올 초 800만 관객을 넘어선 '수상한 그녀'와 현재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 속에서도 300만 관객을 돌파한 '끝까지 간다'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화제작이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엣지 오브 투모로우'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등 대작 외화들의 공세에 맥을 못췄다. 지난 5월까지 한국영화 관객수는 3699만9763명(46.1%·이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기록했지만 할리우드 영화는 3926만1342명(49%)을 불러 모았다. 지난 해 같은 기간 한국 영화는 5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것과 비교해보면 초라한 수치다. 게다가 '인간중독'(NEW·김대우 감독) '역린'(롯데·이재규 감독) '우는 남자'(CJ ·이정범 감독) 등 대표 배급사가 유명 감독 및 대한민국 톱스타들을 내세웠던 영화들까지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줄줄이 무너졌다. 때문에 대표 배급사 4곳은 배급사 간의 전쟁을 넘어 한국영화가 다함께 기를 펴는 '윈윈 효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네 편의 한국 영화가 부진에 빠진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