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WC1]'첫 가을' 이의리 "PS, 보통 원정 같아...불펜 등판 OK!"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그냥 (정규시즌과 같은) 원정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형우(39) 선배님이 (내가) 한국시리즈(KS) 3차전에 등판해야 하니 그전까지 던지지 말라고 하더라." 첫 가을야구였지만 '10승 투수' 이의리(20·KIA 타이거즈)는 담담했고, 여유로웠다. KIA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KT 위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정규시즌 5위였던 KIA는 1차전에서 승리해야 2차전을 치를 수 있고, 2차전까지 승리해야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갈 수 있다. 이의리는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하고도 풀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을 날릴 만한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이상의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 9.41개(2위) 탈삼진%(탈삼진/상대 타자 수) 24%(3위)로 '닥터 K'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다치지 않는 게 목표였는데 그걸 이룬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힌 그는 "구속을 키우기 위해 작년보다 훈련량을 늘렸다. 부족한 점도 채우고자 했다. 작년에 투구 수가 많아 이닝을 길게 던지지 못한 점, 변화구 완성도에서 보완하려고 한 것이 좋게 작용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 일정상 마운드에서 그의 역할은 크지 않다. 1차전 선발은 션 놀린이 예고됐고, 베테랑 양현종과 토마스 파노니까지 대기하고 있다. 2년 차인 이의리에게는 첫 번째 가을 무대다. 든든한 우군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의리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의리는 "그냥 원정 경기에 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보다는 베테랑 선배들과 같은 여유가 보였다. 이의리는 "최형우 선배님이 장난으로 '넌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해야 하니까, 그 전까지는 던지지 말라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나도 선배님께 '제가 안 던져서 KS까지 갈 수만 있다면 던지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불펜으로 등판할 경우를 묻자 "포수 사인만 보고 던지겠다. 불펜 등판하는 상황이 오면 던지고, 이겨서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나가게 해주신다면 역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을야구는 처음이지만, 이의리는 그 못지않은 큰 경기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해 2022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무대를 일찌감치 경험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2경기 1패 10이닝 9피안타(2피홈런) 4볼넷 5실점(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탈삼진 18개로 대회 공동 1등에 올라 구위를 입증했다. 이의리는 "선배들은 (승리하고 PS 다음 단계로 올라가서) 광주로 늦게 내려가겠다고 옷을 일주일씩 싸 왔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난 하나만 싸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원래 앞둔 경기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옷이야 사면 된다"고 웃었다. 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13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