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2020·2021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지만, 한 번도 홈구장 수원KT위즈파크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이다. 2020년 정규시즌은 예정된 날짜(3월 28일)에서 38일 연기된 5월 5일 개막했고, 경기 일정을 줄이지 않고 진행하면서 PS가 예년보다 늦은 11월 1일에 시작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늦가을 추위로부터 선수와 관중을 보호하기 위해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는 돔구장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그해 KT는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PO로 직행했다. 창단 처음으로 PS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홈팬 앞에서 가을 축제를 치를 수 없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 순위가 확정된 뒤 "일단 가능한 높은 위치(순위)로 올라가서 기쁘지만, 창단 첫 가을야구를 수원에서 치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2021년에도 같은 상황에 놓였다. 전반기 막판 몇몇 구단에서 바이러스 감염자가 쏟아지자, KBO는 도쿄올림픽 브레이크를 1주일 앞당겼다. 잔여 경기 일정이 길어졌고, 2년 연속 11월에 PS에 돌입했다. 2020년과 달리 준PO·PO는 출전팀 홈구장에서 진행됐지만, KS는 또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KT는 또 홈구장에서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했다.
당시 KT 구단은 캐치프레이즈(정상을 향하다)와 엠블럼이 새겨진 현수막을 KT위즈파크 곳곳에 비치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 경기가 열리지 않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올해는 비로소 수원에서 PS가 열렸다. KT는 정규시즌 4위에 올랐고, 13일 5위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치렀다. 수원 야구팬은 3년을 기다린 끝에 축제를 만끽했다. 처음으로 홈에서 PS 경기를 치른 KT 구단도 정규시즌보다 한층 다채로운 이벤트와 아이템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선수들도 의미를 부여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는 "솔직히 (고척돔에서 치른) 지난해 KS는 홈 어드밴티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르다. 가을야구를 치르는 모습을 KT 팬에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주전 3루수 황재균도 "PS 진출이 확실해진 시점부터 '올해는 수원에서 PS를 치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설레더라"라고 했다. 투수 고영표도 "불펜 투구를 하는 것도 위즈파크와 고척돔은 느낌이 다르다. 비로소 홈에서 큰 경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KT는 올가을 캐치프레이즈를 '원 모어 매직(One More Magic)'으로 정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 쾌거를 재연하겠다는 의지다. 올해는 PS 가장 밑에서 출발한다. 이겨야 더 많은 경기를 홈구장에서 치를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아두고 "중요한 건 수원팬에게 승리를 선사하는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