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7건
야구

뚜껑 올린 새 스트라이크 존, 타자들은 불만 속출

2022시즌 프로야구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이다. KBO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좁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이 때문에 투수들의 볼넷이 증가했고, 타자들은 타격 대신 공을 더 지켜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100볼넷 타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과정에서 박진감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의 부진 원인 중 하나가 외국 리그보다 좁은 스트라이크 존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0월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겠다며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 1월에는 심판들이 모여 새 스트라이크 존을 익히는 공식 훈련도 진행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각 구단 스프링 캠프는 새 존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자리다. 투수들이 혼자 던지는 불펜 피칭부터 시작해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에서도 KBO리그 심판들이 참석해 새 존에 맞게 판정 가이드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건 어떨까. 투수들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다. 핵심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공략하는 하이 패스트볼의 효과가 커진다는 기대다. 지난해 리그 피안타율(0.211)과 이닝당 출루 허용(1.09명) 최저 1위를 기록했던 SSG 랜더스의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는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로 새 존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스트라이크 존 위아래는 미국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KBO리그에) 처음 온 선수들에게는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며 “(달라진 존은) 나를 포함해 모든 투수에게 유리해진 부분이다. 잘 활용해서 경기를 이끌어가겠다”고 평가했다. 통산 134승 투수 출신인 김원형 SSG 감독 역시 “작년 시즌보다 (존이) 확실히 넓어졌다. 높은 스트라이크를 의도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는 한정돼 있지만 스트라이크 하나로 투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작용하고 여유를 줄 것”이라며 “제구력이 부족한 강속구 투수들은 자신 있게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자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 리그 홈런왕(35개) 최정은 "높은 공은 타자 입장에선 치기 어려운 각도”라며 “높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다 보면 안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어 “타자 입장에선 그동안의 존을 눈에 익혀놨기 때문에 (새 존에 대처하기) 어려워졌다. 한순간에 스타일을 바꾸기 쉽지 않다. 새 존 적응 여부에 따라 선수들의 성적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은 2017년 3루수 단일시즌 역대 최다 홈런(46개)을 기록하는 등 2016~2018년 동안 평균 40.33홈런을 쳤다. 2019년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췄지만, 홈런왕의 위력은 여전했다. 최근 3년 홈런이 97개로 이 기간 리그 1위다. 그런 그에게도 존 변화는 쉽지 않은 문제다. 최정은 “공인구가 바뀔 때는 크게 체감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좀 강력한 변화라 걱정된다”며 “(2005년) 데뷔 때에 비하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긴 했다. 그렇지만 (작년에는) 홈플레이트 기준으로 공 한 개가 빠지면 볼이 됐다. 솔직히 작년 존이 (규정상) 맞는 것 같다"고 새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팀 최고참 추신수 역시 새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우려했다. 추신수는 앞서 지난 12일 자가격리 해제 후 첫 기자회견에서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2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3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심판들의 판정을 지켜본 그는 “스트라이크와 볼은 야구의 시작점이다. 공 판 정 하나에 한 타석, 한 경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전에서 쓰기 전에 2군에서부터 준비하고 보완해야 하는데 이렇게 단시간 만에 (새 존을) 적용하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신수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이고 심판 분들도 어려움이 많을 거다. 선수와 심판 사이 마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을) 바꿀 수 있지만 이렇게 쉽게 바꿔버리는 건 야구하면서 처음 본다”라고 했다. 새 존에 적응하기 위해 기술적인 변화를 주기도 힘들다. 추신수는 “야구를 30년 동안 했는데 (내 존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 이미 눈과 머리가 칠지 말지를 말해준다. 30년 동안 안 치던 공을 어떻게 치겠나. 그리고 그걸 친다고 좋은 타구가 나올까. 공 반 개의 차이에 얼마나 많은 숫자가 바뀌는데, 너무 쉽게 판단하신 듯하다”고 주장했다. 최정 역시 "높은 공에 대비해 스윙을 (다시) 만들지는 않는다. 선수마다 해법은 있겠지만, 난 예년과 똑같이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2.02.26 20:14
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강백호·이정후·오승환...별들의 전쟁

2021년 프로야구를 빛낸 가장 큰 별은 누구일까.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더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총 17개 부문 주인공이 가려지는 가운데 최고 영예인 대상 수상자는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대상을 두고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첫 번째 후보는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2)다. 정규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7(3위) 102타점(2위) 출루율 0.450(2위) 장타율 0.521(5위)를 기록했다. 개인 타이틀은 없지만 '무관의 제왕'으로 불릴 만큼 타격 여러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강백호는 개막을 앞두고 "풀타임으로 뛰면서,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자신의 말을 지켰다. 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모두 커리어하이를 해냈다. 103개를 기록한 볼넷도 주목된다.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자제력이 크게 좋아졌다. 강백호는 역대 11번째이자, 2016년 김태균(은퇴) 이후 5년 만에 100타점-100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됐다. 우승 프리미엄도 있다.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는 결승타를 쳤다. 두 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4경기에서는 5할 타율을 기록했다. 1루 수비도 안정감이 있었다. 두 번째 후보는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다. 정규시즌 타율 0.360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오른 선수다. 1994년 이 타이틀을 차지한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타격왕'이 되며 더 주목받았다. 이정후는 옆구리 근막통증으로 3주 넘게 공백기를 갖고도 167안타를 쳤다. 역대 최연소 '5시즌 연속 150안타'를 달성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더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소속팀 키움의 순위 경쟁에 기여했다. 콘택트 능력만 좋은 타자가 아니다. 올 시즌 장타율(0.522) 부문도 4위에 올랐다. 부상 공백기가 있었지만,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루타(42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완성형' 타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정후는 어떤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다. 7~8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장타만 4개(2루타 3개·홈런 1개)를 때려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타율 0.556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39)도 대상 후보다. 정규시즌 등판한 64경기에서 44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고, 역대 최고령 단일 시즌 4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오승환은 순위 경쟁이 절정에 오른 9~10월에만 14세이브를 기록했다. 그가 뒷문을 단단하게 지켜준 덕분에 삼성은 박빙 승부에서 높은 승률을 거둘 수 있었다. 타자들은 '리드만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고, 경기 후반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승환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을 줬다. 삼성의 재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안희수 기자 2021.12.08 07:29
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미란다 225탈삼진 기록상 탈까

올해 프로야구에는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 대거 쏟아졌다.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기록상도 경쟁이 치열하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두산 베어스)는 225개 삼진을 잡으면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고(故) 최동원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을 37년 만에 경신했다.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완주하진 못했지만 올해 가장 압도적인 투수였다. 정규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을 거뒀다. 다승 타이틀(공동 4위)을 놓쳐 KBO리그 외국인 선수 사상 첫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랐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은 KBO리그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최고령 시즌 40세이브를 기록했고, 최종 44세이브로 개인 통산 6번째로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다. 정우람(36·한화 이글스)은 KBO리그 역대 최다 경기 출장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50경기에 나와 통산 929경기 출장을 기록했다. 종전 최다 출장 기록은 류택현(전 LG 트윈스)이 세운 901경기였다. 정우람은 '고무팔'로 불리며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2013, 2014 시즌 군 복무 제외) 12년 연속 50경기 출장기록도 세웠다. 타자들도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거포 최정(34·SSG 랜더스)은 역대 2번째로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 10월 19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스와 경기에서 솔로포를 쏘아 올려 대기록을 완성했다. 올해 35홈런을 날려 홈런왕이 된 최정의 통산 홈런은 403개다. 통산 홈런 1위는 467개 아치를 그린 이승엽(45·전 삼성)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다 올해 KBO리그에 온 추신수(39·SSG)는 역대 최고령 관련 기록들을 새로 썼다. 지난 10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홈런을 날려 39세 2개월 22일의 나이로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완성했다. 양준혁(전 삼성)의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38세 4개월 9일)을 넘었다. 10월 26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선 올 시즌 100번째 볼넷을 얻어내며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최고령 단일 시즌 100볼넷 기록(37세 3개월 26일)도 39세 3개월 13일로 늘렸다. 박소영 기자 2021.11.29 10:00
야구

'최연소 100볼넷' 정은원, 타석당 투구수 1위…홈런 없어도 까다롭다

한화는 올해 팀 리빌딩에 한창이다. 젊은 유망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출전 기회를 주면서 팀을 다시 일으킬 재목을 키우고 있다. 내야수 정은원(21)은 그 리빌딩의 중심에 선 선수다. 2018년 한화 입단 직후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기대감을 높였고, 입단 2년 차인 2019년엔 142경기에 출전해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올해는 정은원이 한화를 넘어 리그 정상급 2루수로 도약한 시즌이다. 그는 10일까지 팀이 치른 133경기 중 131경기에 나서 타율 0.281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펼치는 변화무쌍한 시프트의 중심으로 활약하면서 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지난 10일 KIA와 대전 더블헤더 1차전에선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1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이민우를 상대로 올 시즌 100번째 볼넷을 얻어냈다. 단일 시즌 100볼넷은 프로야구 40년 역사에서 13명의 선수가 17번만 달성한 진기록이다. 2016년 김태균(108볼넷) 이후 5시즌 만에 정은원이 100볼넷 고지를 밟았다. 한화(전신 빙그레 포함)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다. 이뿐만 아니다. 2000년 1월 17일생인 정은원은 21세 8개월 23일 나이로 한 시즌 100볼넷 기록을 세워 1999년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23세 11일)이 남긴 역대 최연소 기록을 22년 만에 갈아치웠다. 한화의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동안 100볼넷 기록은 '거포형 타자'의 전유물이었다. 정은원 외에 100볼넷을 기록한 타자 12명은 김기태, 장종훈, 양준혁, 이승엽, 트레이시 샌더스, 펠릭스 호세, 심정수, 클리프 브룸바, 최준석, 에릭 테임즈, 김현수, 김태균이다. 이 중 절반인 6명(김기태, 장종훈, 이승엽, 심정수, 테임즈, 김태균)이 홈런왕을 경험했고, 다른 타자들도 모두 한 시즌 이상 홈런 20개를 넘긴 중심 타자였다. 홈런을 두려워 한 상대 투수들이 이들과 정면 승부를 피하다 볼넷을 자주 허용했다. 반면 정은원은 2019년 홈런 8개를 친 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올해도 홈런 수는 5개뿐이고, 타순도 1번이다. 상대 투수의 견제보다는 탁월한 선구안과 감각으로 볼을 골라내 100번이나 출루했다는 의미다. 타율이 3할에 못 미치는 정은원이 리그 출루율 6위에 올라 있는 이유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타석 당 투구 수가 가장 많은 타자 역시 정은원이다. 그는 올해 상대 팀 투수들에게 한 타석 평균 공 4.48개를 던지게 했다. 2위인 SSG 랜더스 최주환(4.36구)과 차이가 크고, 리그 평균(3.94구)을 크게 웃돈다. 동료 타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공을 보게 하고 스스로도 까다롭게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리드오프로서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않지만, 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슬럼프"로 여기고 있다. 그동안 정은원에게 쌓인 믿음이 그만큼 크다.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이 요즘 안 좋다 해도, 2할대 후반 타율은 유지하고 있다. 또 1번 타자로서 출루율이 높고, 선수 자신의 재능과 지금까지의 팀 기여도도 대단하다"며 "남은 기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려 스스로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는 경험을 하고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0.11 15:04
야구

[추신수 톺아보기] ①KBO리그에서도 '호크아이'가 작동할까

2001년부터 미국 전역을 누볐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인천에 입성한다. 추신수의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계약이 발표된 뒤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보여줄 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652경기를 뛴 베테랑.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험이 있지만,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리랑 직구'를 던지는 유희관(두산)과의 맞대결부터 동갑내기 이대호(롯데)와의 자존심 경쟁까지 볼거리가 꽤 많아졌다. 일간스포츠는 3회에 걸쳐 'KBO리그 신인' 추신수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불혹을 눈앞에 둔 추신수에겐 녹슬지 않은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눈'이다. 지난 23일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과의 계약(본지 단독 보도)이 발표된 추신수는 강점이 확실한 타자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주력이나 수비 범위가 줄어들었지만, 공을 골라내는 선구안만큼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해 5월 '최고의 선구안(batting eyes)을 지닌 아메리칸리그(AL) 타자 5명'을 선정하며 추신수를 명단에 포함했다. MLB닷컴은 추신수에 대해 '통산 855볼넷을 기록하며 이 부문 현역 선수 중 7위, 출루율은 0.377로 현역 1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타석당 투구수가 4.11개로 AL 12위에 올랐다'고 촌평했다. 추신수는 1년 더 MLB에서 뛰며 통산 볼넷을 868개(현역 7위)까지 늘렸다. 그의 선구 능력은 다양한 지표에서 나타난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추신수의 2019시즌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는 22.7%.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8위(알렉스 브레그먼 18.8%로 1위)였다.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에도 23.1%로 크게 악화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확고한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타격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볼넷을 얻어내는 기술 또한 뛰어나다. 추신수의 통산 볼넷 비율(BB%)은 12.1%이다. MLB 평균인 8.3%를 훨씬 웃돈다. 통산 타석당 투구수도 4.04개로 MLB 평균인 3.83개보다 더 많다. 지난해에는 4.15개로 전년 대비 0.04개가 늘었다. 타격 지표가 하락하더라도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기본 지표는 굳건했다. MLB 통산 출루율이 0.377로 현역 10위.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9위), 무키 베츠(LA 다저스·12위),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13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3년 더스티 베이커 당시 신시내티 감독은 "모두가 리키 핸더슨 같은 타자를 원한다. 추신수는 (핸더슨만큼) 출루 능력이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핸더슨은 MLB 통산 도루가 1406개인 '대도'이면서 통산 출루율이 0.401인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였다.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에서 공격 선봉장 역할을 맡아 한 시즌 100볼넷을 넘기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행이 확정된 뒤 추신수가 보여줄 '기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은 추신수의 계약이 발표되기 전 내부적으로 추신수의 2021시즌 KBO리그 예상 성적을 산출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를 비롯해 역대 KBO리그에서 MLB에 진출했던 타자들의 성적을 역산해 추신수의 기록을 대입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 결과 추신수가 2021시즌 출루율 0.428을 기록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4할대 출루율을 넘긴 선수는 총 9명. 0.428은 박석민(NC 0.436), 최형우(0.433)에 이은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최상위권 성적이다. 추신수가 테이블 세터로 활약할 경우 팀 득점이 전년 대비 40점 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추신수의 '생산성'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존재한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 지난해 MLB 성적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신수의 포심 패스트볼 타율은 0.305에서 0.278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신세계 야구단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MLB보다 리그 수준이 낮은 KBO리그 특성상 추신수가 안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바탕엔 녹슬지 않은 능력인 '선구안'이 깔렸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눈(선구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은 바깥쪽이 타이트한(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주지 않는) 느낌이다. 그 부분만 빨리 습득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 적응만 하면 (MLB 시절보다)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2.25 06:00
야구

나란히 ‘꿈의 무대’ 밟는 류현진과 추신수

2013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2일(한국시간) 개막한다. 1일 탬파베이가 텍사스를 5-2로 꺾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면서 양 리그에서 가을잔치에 나서는 10개 팀이 모두 가려졌다.포스트시즌은 '꿈의 무대'다. 2010년 사이영상 수상자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는 데뷔 9년차이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197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시카고 컵스의 전설 어니 뱅크스도 19년간 512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모두 정규시즌에서 기록한 것이다. 그만큼 개인 성적만 좋다고 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올 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어느 해보다도 국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류현진(26·LA 다저스)과 추신수(31·신시내티)가 나란히 '꿈의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둘 다 빅리그 진출 후 첫 포스트시즌이다. 박찬호·김병현·최희섭에 이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사상 4·5번째다. 한 해 농사를 보답받을 수 있는 가을걷이가 시작된다. ◇류현진, 한국인 첫 PS 선발과 승리 도전류현진은 불펜으로 포스트시즌을 뛴 박찬호·김병현과 달리 보직이 선발이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3선발 자리를 꿰찬 류현진의 등판일은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NLDS) 홈 3차전이 열리는 7일이 유력하다. 선발 맞상대는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인 훌리오 테헤란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류현진으로선 원정(7승4패 평균자책점 3.69)보다 강점이 있는 홈 경기(7승4패 평균자책점 2.32) 등판이라 유리하다. 애틀랜타와의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 2.13(12⅔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팀 홈런 1위이지만 타율은 9위에 머물렀다. '공갈포' 성향이 짙다. 브라이언 매캔·프레디 프리먼·제이슨 헤이워드 등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중심 타자들이 왼손인 것도 반갑다. 한국인 사상 첫 포스트시즌 선발에 승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관건은 '1회 징크스'와 중압감 극복이다. 류현진은 시즌 내내 경기 초반, 특히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최종전이었던 9월30일 콜로라도전에서도 1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선제 1실점했다. 또 포스트시즌의 긴장감은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르다. 1999년 서른 살의 나이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은 일본인 이라부 히데키(당시 뉴욕 양키스)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 불펜으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13피안타 8실점하며 무너졌다. 선발로 등판한 노모 히데오(2패 평균자책점 10.38)와 요시이 마사토(1패 평균자책점 5.54) 등 내로라하는 일본 투수들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추신수, 삼중고 이겨내고 주가 올릴까시즌 후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는 추신수에게 포스트시즌 무대는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올해 개인 통산 세 번째 20(홈런)-20(도루)에 가입하고, 내셔널리그 1번 타자로는 역대 첫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을 달성했지만 빅마켓 팀들의 구애를 받기 위해선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 총액 1억 달러(1074억원) 잭팟을 터트리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여기에 볼넷과 안타, 홈런 등을 기록하면 역대 한국인 첫 이정표를 세운다.추신수는 2일 PNC파크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나선다. 원정 단판 승부를 이겨야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다. 추신수는 올 시즌 '좌완 징크스'에 시달렸다.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이 0.317인 반면 왼손 투수에게는 0.215에 그쳤다. 2일 경기 상대 선발도 왼손 프란시스코 릴리아노다. 추신수는 릴리아노에게 올해 12타수 1안타(타율 0.083)에 그치는 등 통산 31타수 6안타(0.194)로 약했다. 또 그는 올 시즌 PNC파크에서 7경기를 뛰어 타율 0.167(30타수 5안타)에 출루율 0.306으로 부진했다. 상대 투수와 구장, 거기에 포스트시즌의 부담감까지 삼중고나 다름 없는 적과 싸워야 한다.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2013.10.01 16:03
야구

추신수 이 기록, ML 역사상 3번째

"추신수가 신시내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추신수(31·신시내티)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6타수 3안타를 터뜨렸다. 2-2 동점이던 연장 10회 말 1사 1·3루에서 상대 좌완 숀 헨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맞히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신시내티는 3-2로 승리해 최소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역사적인 활약이었다. 추신수는 이날 도루 2개를 추가해 올 시즌 21홈런-20도루-109볼넷-105득점을 기록했다. 2009·2010년에 이어 통산 3번째로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내셔널리그 1번타자로는 사상 최초로 시즌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을 달성했다. 아메리칸리그 1번타자들을 포함해도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왼 엄지 부상으로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하고도 과감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도루에 성공하는 투지가 돋보였다.◇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다'만능 선수' 추신수의 성공시대가 활짝 열렸다. 2000년 미국 무대를 밟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는 타자로 성장하기까지는 숱한 고비를 이겨낸 땀과 노력이 깃들여 있었다.고교 시절 최고의 투수였던 추신수는 2000년 8월 타자로 미국 시애틀에 입단했다. 시애틀은 추신수가 현대 야구에서 희귀해진 5툴(타격의 정확성·파워·수비·송구·주루 능력)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믿었다. 추신수는 2002년 마이너리거 시절 자신(1m81㎝)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백인 선수를 혼쭐낸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백인들이 동양인이라고 무시하자 우두머리의 손을 잡아 비틀었다. 거구의 백인은 괴성을 내질렀고, 이후 아무도 추신수를 건드리지 못했다.그의 완력은 대단했지만 홈런왕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성공할 방법은 만능선수가 되는 길뿐이었다. 추신수는 매일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탱크 같은 상체를 만들었다. 2006년 메이저리그로 승격했지만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에게 가렸다. 이듬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해 기회를 잡은 추신수는 2011년 사구에 맞아 왼손이 골절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추신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 에이전트)가 된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앞두고 추신수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골절상 이후 몸쪽 공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었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 사구(25개)를 맞아가며 지독하게 치고 달렸다. 2013년 추신수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다. 올해 737만5000달러(약 80억원)였던 그의 연봉은 내년엔 두 배 이상 뛸 전망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3.09.25 08: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