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도루냐 안타냐’ PO 승리, 테이블 세터에 달렸다
'75 대 12.'이번 플레이오프 승부를 가늠케 하는 '키넘버'다. 앞에 숫자는 두산의 테이블세터로 나설 이종욱(28)-오재원(23)의 정규시즌 도루수, 뒤에 것은 삼성 박한이(29)-박석민(23)·조동찬(25) 등 1·2번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들어낸 안타수다. 시리즈 승리를 위해선 투수진의 호투와 중심타선의 해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할 테이블세터들의 활약도 중요하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두산의 화두는 역시 기동력이다. '발야구', '육상부'라는 야구계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두산은 최근 몇 년간 뛰는 야구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도루에서 189개로 8개 구단 중 최다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김경문 두산 감독이 꺼내든 기동력 카드는 이종욱-오재원이다. 국가대표 톱타자 이종욱은 당연하지만 오재원의 2번 기용은 다소 의외. 그러나 김 감독은 "타석에서 1루까지 달리는 속도가 빨라 더블 플레이를 잘 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2번이 제 격"이라고 설명했다. 톱타자 이종욱이 출루를 한다면 여러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오재원은 올 시즌 311타석에서 병살타를 단 3개만 기록했다. 오재원은 28도루로 전체 7위에 올라 있지만 200타석여가 많은 이종욱(522타석·47도루·2위)와 비교하면 도루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맞서는 삼성는 두산과 달리 대표적인 '느림보' 구단이다. 팀 도루 59개는 8개 구단 최하위이자, 두산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화끈한 타격으로 상대적으로 처지는 기동력을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톱타자를 박한이(4안타)로 고정한 뒤 박석민(6안타)·조동찬(2안타)이 번갈아 2번에 위치해 총 12안타를 합작했다. 특히 박석민과 조동찬은 타선의 연결고리뿐 아니라 찬스에서 해결 능력도 자랑했다. 단순한 테이블세터가 아닌 '클러치 세터'라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갈비뼈 부상을 입은 박석민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5할(12타수 6안타)의 불꽃타를 친 조동찬의 타격감도 절정에 있다. 정회훈 기자 ▷ 두산-삼성, 최강불펜과 승부구▷‘도루냐 안타냐’ PO 승리, 테이블 세터에 달렸다▷‘사자 잡는 곰’ 고영민, PO 새 해결사 중책▷피홈런 공동 1위 랜들-배영수 ‘PO 홈런주의보’▷김선우 vs 배영수, PO 1차전 선발 격돌▷ 배팅볼 투수가 가을잔치를 좌우한다?▷‘뛰는 자와 막는 자’ 기동력 vs 수비싸움 승부 관건▷김경문 감독 “PO 다크호스는 오재원·현재윤”
2008.10.15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