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삼성은 불펜에서 나란히 강점을 지니고 있다. 두 팀 모두 7이닝을 거뜬히 소화할 선발 투수가 없다는 단점도 똑같다. 결과적으로 불펜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필승 계투를 펼칠 양팀 불펜의 스타일과 승부구를 집중 분석했다.
우-우-우 vs 우-좌-우
두산은 오른손 투수 일색의 3인방 김상현(28)·이재우(28)·임태훈(20)이 불펜을 책임진다. 좌완으로는 금민철(22)에 선발 요원 이혜천(29)도 불펜에 투입될 수 있지만 핵심은 이들 ‘우완 트리오’다.
선발로 4경기를 뛴 김상현은 선발 투수가 무너질 경우 롱릴리프가 가능하다. 이재우와 임태훈은 순서만 다를 뿐 셋업맨 임무를 한다. 구원승으로만 팀내 유일한 10승 투수이자 구위가 제일 좋은 이재우가 키 포인트다. 이재우는 삼성전 피안타율이 1할3푼5리, 평균자책점 0이다.
삼성은 정현욱(30)과 안지만(25) 사이에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권혁(25)을 끼워 구색이 맞다. 권혁은 두산 1~3번이 유력한 이종욱-오재원-김현수 좌타 라인을 봉쇄할 중책을 맡는다. 7차례 선발 경험이 있는 정현욱은 준PO 3차전(3회 등판, 3⅓이닝 투구)처럼 승산이 있는 경기는 롱릴리프로도 가능하다.
각양각색 승부구
두산 김상현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눈여겨봐야 한다. 허삼영 삼성 전력분석팀 과장은 "타자들이 현역 최고라 할 수 있는 김상현의 커브를 의식하다가 허를 찔러 슬라이더에 당한다. 컷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으로 좌타자 몸쪽에 위협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커브는 잊으면 안 된다.
이재우는 반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싱커까지 구질이 다양하다. 포크볼과 싱커를 섞어 던지면 타자는 혼란스럽다. 허 과장은 "포크볼은 2-0 이후 헛스윙 삼진 유도용, 싱커는 몸쪽으로 붙여서 내야 땅볼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가장 빠른 임태훈은 슬라이더가 2종류다. 옆으로 크게 휘는 것과 함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도 구사한다. 간혹 느린 커브로 카운트를 잡기도 한다.
삼성 정현욱은 직구와 체인지업, 그리고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몸쪽 빠른 직구에 이은 낮은 체인지업이 제대로 제구되면 공략이 어렵다.
불안 요소
두산 3인방은 김상현(86⅓이닝), 이재우(87⅓이닝), 임태훈(87이닝) 모두 80이닝 이상 던졌다. 특히 이재우와 임태훈은 각각 65경기, 57경기를 뛰면서 시즌 후반 구위가 다소 처졌다. 열흘 이상 쉬면서 체력 충전을 한 것은 다행이다. 올해 삼성전 평균자책점 9.45인 임태훈이 지난 해 큰 경기 징크스를 떨칠 지.
한편 안지만은 준PO 3경기를 연투하면서 WHIP(이닝당 주자 허용수)가 1.72였다. 부상에서 회복한 권혁이 7차전까지 치르면서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할 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