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지난 27일 대만 가오슝 천칭 레이크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NC의 5-2 승리.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과 아담 윌크가 3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6회에는 신인 권희동이 왼손 투수 양야오쉰에게 스리런 포를 때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이효봉 XTM해설위원은 "NC의 외국인 투수 피칭이 상당히 좋더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그러나 WBC 한국대표팀에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NC전을 통해 드러난 대만 투수진의 실력이 만만하지 않았던 것. 양야오쉰이 제구 난조로 1이닝 동안 1피안타(1피홈런) 4볼넷 4실점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투수들이 호투했다. 1라운드 한국전에 나올 가능성이 큰 궈홍치와 쩡전호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는 평가다.
한국전에 등판할 유력 투수들이 총출동했다. 왼손과 오른손 투수를 각각 3명씩 마운드에 올려 왼손 타자가 많은 한국 대표팀을 대비했다.
전 LA다저스 투수 궈홍치가 단연 돋보였다. 8회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1이닝을 피안타 없이 탈삼진 1개로 막았다. 2005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좌완 궈홍치는 13승(17패·평균자책점 3.73)을 올렸다. 전직 메이저리거 다웠다. 속구를 던지면서도 공의 움직임이 좋아 타자들이 애를 먹었다.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슬라이더와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NC타선을 꽁꽁 묶었다. 정진식 NC전력분석팀 과장은 "148㎞대 투심과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볼 끝이 지저분하고, 베테랑 답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1라운드 한국전 선발로 유력한 신예 쩡전호는 150㎞대 속구를 뿌렸다. 네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1이닝 동안 10개의 짠물투구를 하며 3자범퇴로 처리했다. 선두타자인 박으뜸을 2루 땅볼로 처리한 쩡전호는 차화준을 중견수 플라이, 김종호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간간이 체인지업을 섞으며 타자이 타이밍을 빼앗았다. 18세의 어린선수이지만 씩씩하게 직구를 뿌리며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쩡전호는 지난해 12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전에 선발로 나서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은 주로 2군이나 1.5군급 선수들이 나섰으나, 쩡전호의 강속구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0-7로 영봉패 했다.
선발로 등판한 왕이젠은 3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탈삼진 1개를 잡고,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하며 이닝을 이끌어갔다. 역시 볼 끝이 좋고, 안정된 제구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정 과장은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확실히 안정적이었다. 다들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종속이 좋고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투수력만 볼 때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