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피홈런 1,2위에 올라 있는 백정현과 벤 라이블리. 두 선수는 시즌 첫 두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피홈런 5개, 3개를 허용했다. 삼성 제공 맞아도 너무 맞는다. 삼성 선발진에 '피홈런' 주의보가 내려졌다.
삼성은 개막 첫 7경기(12일 기준)에서 선발 투수가 10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리그 평균(4개)의 2배가 넘는다. 이 부문 1위는 단 1개만을 내준 한화. 피홈런 7개 이상을 기록 중인 구단도 삼성이 유일하다. 경기당 홈런이 지난해 0.49에서 올해 1.43으로 급등했다.
'피홈런 바이러스'가 퍼졌다. 최채흥을 제외한 선발 투수 4명이 모두 시즌 첫 등판에서 피홈런을 맞았다. 3선발 백정현이 무려 5개, 외국인 에이스 벤 라이블리는 3개를 내줬다. 두 선수는 리그 피홈런 1,2위다. 선발진이 호투하다 갑자기 흔들리는 원인 중 하나가 피홈런.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 경기 중후반 결정적인 피홈런까지 내주니 이길 방법이 없다.
개막전부터 쏟아졌다. 당시 선발로 나선 백정현은 솔로 홈런 3개를 허용하며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이튿날 선발 등판한 라이블리도 피홈런 2개로 무너졌다. 4실점 중 3점이 홈런에 의한 점수였다. 개막 3선발로 나선 데이비드 뷰캐넌도 4회 노진혁에게 쐐기 솔로 홈런을 맞았다. NC와 개막 3연전을 싹쓸이 당하면서 선발 투수가 허용한 피홈런이 6개다.
12일 고척 키움전도 흐름이 비슷했다. 삼성은 1회 김동엽의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1회 점수를 뽑은 게 시즌 두 번째. 시작부터 고전하던 팀 상황을 고려하면 모처럼 잡은 1회 리드였다. 그러나 2회 라이블리가 박동원에게 홈런을 맞았다. 이 홈런을 기점으로 승부가 팽팽하게 진행됐고 결국 삼성은 2-3으로 패했다. 피홈런은 1개였지만 승부에 끼친 영향은 꽤 컸다.
삼성 선발 투수는 공격적이다. 라이블리만 하더라도 시속 140㎞ 후반의 직구를 계속 스트라이크존에 던진다. 하지만 시즌 초반 이 성향이 좋지 않은 결과로 연결되고 있다. 백정현도 마찬가지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백정현은 도망가는 유형이 아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면 장타를 맞을 수 있다. 그 리스크(위험)를 가진 투수다. 투수도 힘이 있지만, 시즌 초반엔 타자도 힘이 있다. 몰리면 장타로 연결된다"고 했다.
삼성은 시즌 첫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딱 한 번 나왔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97로 7위.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는 건 대부분 홈런이다. 1할대 빈타에 허덕이는 팀 타선과 맞물려 초반 순위 싸움에서 고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