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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인 듯, 인간인 듯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 안현민 [김식의 엔드게임]

안현민(22·KT 위즈)은 지난 22~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5안타를 때렸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비 도중 양쪽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진 바 있다. 검진 결과 근육통으로 밝혀졌으나, 혼자 걷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했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된 안현민은 사흘만 쉬고 19일 SSG 랜더스전에 돌아왔다. 감각을 되찾은 그는 주말에 안타 행진을 재개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안현민은 9회 투수 김서현을 상대했다. 마무리 투수의 강속구가 몸쪽으로 날아들어도 그는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3볼-1스트라이크에서 150㎞/h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하루 전 그는 5일 김서현에게 사구를 얻어맞았다. 시속 156㎞의 빠른 공이 머리 쪽으로 날아든,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때의 공포와 고통이 채 가시지 않았을 재대결에서 안현민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사우나에서 안현민을 만나 ‘어제 맞은 부위 어떠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라고 하더라”며 “인터넷에서 안현민이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않는 영상이 화제더라. 그만큼 몸이 흔들리지 않은 채 ‘벽’을 세워놓고 타격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이런 에피소드를 보면 안현민에게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람한 상체, 터질듯한 하체 근육에서 뿜어내는 파워와 스피드를 보면 마치 ‘타격 로봇’ 같다. 단단한 멘털과 빠른 회복력도 그렇다.그렇다고 안현민의 하드웨어만 보고 그의 타격을 평가하는 건 단견이다. 터미네이터의 더 많은 기능에 대해 주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단단한 코어, 유기적 하체 이동안현민의 타격자세는 한 가지로 프로그래밍 돼 있지 않다. 특히 하체 움직임의 변화는 상당히 큰 편이다. 오른손 타자인 그는 이동발인 왼발을 배꼽 높이까지 올린다. 레그킥(leg kick)을 통해 힘을 끌어모았다가 앞으로 내디디며 치는 파워 히팅을 구사한다. 가끔은 토탭(toe tap)도 활용한다. 왼발 뒤꿈치를 살짝 들었다가 엄지발가락 부위로 지면에 착지하는 방법으로 하체 이동을 최소화한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는 콘택트 히팅이다. 안현민은 상대 투수 유형과 자신의 컨디션, 그리고 경기 상황까지 고려해 폼을 다채롭게 바꾼다.이런 경우 대응력은 높아지겠지만,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 유한준 KT 타격코치는 “레그킥을 강하게 해도 안현민은 하체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코어(core) 근육이 단단해서 타격 메커니즘의 중심이 잘 잡혀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강속구 투수들에게 토탭을 쓴다. 더 나은 콘택트를 위해 늘 노력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안현민은 스탠스에도 변화를 준다. 준비 자세에선 왼다리를 좌익수 방향으로 열어놓는 오픈 스탠스로 공을 기다린다. 이어 투구에 따라 같은 리듬으로 왼다리가 투수 쪽을 향하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꾼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로 날아드는 0.4초 동안 안현민의 왼다리는 정교하게 목표물을 추적, 타격한다.하체 이동에서 시작한 그의 타격은 폭발적인 허리 회전, 그리고 빠른 배트 스피드로 이어진다. 안현민의 키(1m83㎝)는 KBO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탈 아시아인급의 타구를 때려낸다.유한준 코치는 “안현민이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데도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도전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 코치로서 그걸 존중하면서, 그의 장점을 극대화할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 이기는 ‘스마트 프로그래밍’안현민의 폭발력을 보며 29년 전 ‘리틀 쿠바’ 박재홍(당시 23세)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신인으로서 30홈런(1위)-36도루(4위)-108타점(1위)을 기록할 그는 파워·콘택트·스피드 툴을 모두 갖춘 슈퍼루키였다. 올 시즌을 퓨처스(2군) 팀에서 시작한 안현민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 이상 늦은 4월 30일부터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안현민 천하’다. 25일 현재 타율 0.345(1위) 출루율 0.453(1위) 장타율 0.585(2위) OPS(출루율+장타율) 1.038(1위)를 기록 중이다. 타석 수가 적어 홈런은 11위(19개)이지만, 타수당 홈런(17.39)은 국내 선수 중 1위다. 박재홍 MBC 해설위원은 자신과 닮은 후배의 소프트웨어에 더 주목했다. 그는 “안현민이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란다. 유인구를 잘 참아내다가, 자신이 노린 공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스윙한다”며 “경험이 별로 없는데도 이렇게 타격하는 건 매우 영리하다는 뜻”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박재홍 위원은 “안현민이 공 보고 공 치는 게 아니다. 경기 전 상대를 분석하고, 대기타석에서 투수를 관찰하며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한다. 투수와 직접 상대하면서는 전략을 계속 바꾸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레그킥을 바꾸는 것도 그 일환이다. 피지컬이 워낙 좋고 (이동발을 어떻게 써도)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기에 가능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8순위) 지명을 받은 안현민은 마산고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유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당시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잠재력이 워낙 뛰어났다. 발이 빠른 데다, 어깨도 강해 외야수로서 성공할 거로 판단했다”라며 “안현민이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꾼 뒤 입대했다. 메이저리그(MLB)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처럼 타격 파워와 정확성, 수비와 주루까지 다 잘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나도현 단장은 “지난 3~4년 동안 안현민을 만난 건 항상 웨이트트레이닝장이었다. 워크에식(work ethic, 성실성)이 좋아서 ‘넌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해 줬다”며 “야구뿐만 아니라 선후배, 구단 직원,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도 훌륭하다. 메이크업(인성)과 리더십도 뛰어나기 때문에 스카우팅 리포트가 좋을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슬럼프도, 투수들의 반격도 있다KT 입단 후 군에 입대한 안현민은 취사병으로 근무했다. 보직 특성상 매일 고단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선임병에게 “일과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 안현민은 구단 트레이너에게 훈련 사진·영상을 보내며 벌크업 과정을 체크했다. 신중하게, 그러나 지독하게 근육을 만들었다.모든 과정이 계산대로 된 건 아니다. MLB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타격폼을 복제하려던 안현민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완전히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 스윙이 무너진 그를 보고 이강철 감독은 “원래 폼으로 바꾸라”며 2군 캠프 이동 명단에 안현민을 포함했다. ‘인간적인 실수’를 극복한 안현민은 두 달 만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이 감독의 ‘최상급 아이템’이 됐다. 탄탄한 신체뿐 아니라 뛰어난 선구안과 메커니즘, 스마트한 머리를 갖췄다는 안현민은 지금까지 파죽지세로 KBO리그를 정복했다. 아직 끝은 아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투수들이 ‘어어’ 하다가 안현민에게 당했다. 앞으로 위협구 등에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잘할 땐 모든 게 쉬워 보이지만, 슬럼프에 빠지면 지독하게 안 풀리는 게 야구다. 물론 안현민이 그런 과정에 있는 건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8월에는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하고 있는 것, 수비 중 뜻밖의 부상을 입은 건 그가 완전한 기계는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안현민의 두 번째 과제는 투수들의 반격에 응수하는 것이다. 지난 5일 시속 161㎞의 강속구를 뿜어낸 한화 문동주(22)와 대결한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1회 유격수 땅볼, 4회 삼진, 7회 볼넷을 기록한 안현민은 “(동갑내기인) 동주를 처음 상대했다. 노림수대로 내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타구가 앞으로) 안 가서 허탈했던 것 같다. 동주가 좋은 투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안현민이 허탈한 감정을 느낀 순간, 인간적인 표정이 나왔다. 마운드 위에서 문동주가 그걸 봤다. 문동주는 “현민이 타석 때 코너워크가 잘 됐다. 자주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라며 “파울을 치고 현민이가 씩 웃더라. 왜 웃지? 살인미소였나?”라며 고개를 갸웃했다.보통 살인미소는 치명적인 매력을 일컫는다. 아무리 자신감이 넘치는 문동주라고 해도 리그 최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그런 여유를 느끼기는 어려웠을 거다. 터미네이터의 미소에서 섬뜩함을 감지한 것 같다.역대급으로 뜨거운 봄과 여름을 보낸 안현민은 어떤 가을을 맞이할까. 기계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의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됐다. 김식 기자 2025.08.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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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문턱에서 멈춘 도전, 이른 나이 은퇴, 이젠 코치의 시간…"7년의 좋은 경험" [IS 인터뷰]

메이저리그(MLB)를 향한 도전은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멈췄다. 고심 끝에 선택한 KBO리그 활약도 미미했다. 지도자로 '제2의 야구 인생'을 개척 중인 문찬종(34) 키움 히어로즈 수비 코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른 나이에 은퇴한 게 맞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더 했어도 아픈 것 때문에 걱정했을 거"라면서 멋쩍게 웃었다.문찬종 코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9년 4월에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충암고의 우승을 이끈 주전 3루수로 국내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았다. 거취를 고심한 그의 선택은 미국. 그해 8월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과 35만 달러(4억원)에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2014년엔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타율 0.283(474타수 134안타) 6홈런 60타점 35도루를 마크했다. 이듬해에는 트리플A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미국에서 문찬종 코치의 선수 경력은 2016년 마침표가 찍혔다. 그해 트리플A에서 3할대 타율(0.309)을 기록하고도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건 병역 때문이었다. 문 코치는 "휴스턴에서 방출당한 게 아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서비스 타임(7년)을 채워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상황이었다. 구단에서는 남을 거면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솔직히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구단으로 가야 하나, 병역을 해결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론은 군대였다. 그때 나이가 스물여섯에서 스물일곱 넘어갈 때였는데 한국에 더 늦게 들어오면 (KBO리그에 지원하더라도) 쉽지 않을 거 같았다"라고 회상했다.문찬종 코치는 병역(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2020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미국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문 코치는 "첫해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는데 은퇴할 때까지 아팠다. 잠시 아프지 않더라도 나이가 있으니 걱정되고, 그러면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미국에서도 돌아온 뒤 빨리 군대를 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일정이 꼬여) 연차로 (2년이 아닌) 3년을 쉬었다. 야구하면서 아픈 데는 어깨밖에 없었는데 캠프 때 부상을 당하니 고민이 많았다"라고 아쉬워했다. 2021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문찬종 코치는 이듬해 바로 코치진에 합류, 올해로 4년째 몸담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도 미국에 도전할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안 할 거 같다"라고 답한 문 코치는 "미국에 간 걸 후회하지 않는 게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비록 7년 동안 빅리그엔 가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 모든 레벨을 겪었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뜨겁게 경쟁한 미국에서 시간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일맥상통한다. 문찬종 코치는 "지금 1군에 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해선 안 된다. 지금 잡은 기회가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며 "내년에 신인이 들어오면 밀려날 수 있다. 그걸 알았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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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부족했다" 냉정한 자기 평가, 레그킥 버린 1차 지명 유망주의 '8월 타격 7위 폭발' [IS 피플]

키움 히어로즈 1차 지명 유망주 박주홍(24)이 타격에 눈을 뜨고 있다. 겨우내 수정한 타격 자세가 엄청난 나비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결과가 좋게 나오니까 마음도 편해지더라. 그러다 보니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박주홍은 키움의 '8월 히트 상품'이다. 월간 타율이 0.375(48타수 18안타)로 리그 7위. 시즌 타율인 0.236로 낮지만, 최근 페이스가 가파르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주홍은 "작년까지는 다리를 들고 쳤는데 지금은 찍고 친다. 지금까지 찍고 쳐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어려웠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좋아졌다"며 "좋은 밸런스를 가져갈 수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박주홍은 줄곧 레그킥(Leg-kick)을 활용했다. 레그킥은 축이 되는 발의 반대쪽 발(이동발)을 들었다가 내디디며 타격하는 방법이다. 몸의 무게 중심이 뒤로 갔다가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힘이 온전히 실려 장타 생산에 용이하다. 하지만 타격할 때 움직임이 커져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와 반대로 토 탭(Toe-tap)은 타격 시 자세 이동이 거의 없다. 한쪽 다리가 크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흔들림도 적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레그킥과 달리 타구에 힘을 실어 보내기 어려워 장타 생산이 어려울 수 있다.박주홍은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타격 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투수와 싸움이 안 되고 혼자서 헤매고 있더라. 연습 때는 느낌이 괜찮더라도 1군 경기에서는 가지고 있는 걸 발휘를 못했다. 그때 변화를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바로 (익숙한 레그킥을 버리고) 찍고 쳤다"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세 교정을 한 박주홍은 올 시즌 초중반 극심한 타격 부침을 겪었다. 7월까지의 타율이 0.174(109타수 19안타)에 머물렀다. 일종의 과도기였는데 흔들림 없이 버티고, 또 버텼다. 어느 순간 토 탭에 익숙해졌고 기대한 정교한 타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주홍은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치는 자세나 밸런스가 안 좋을 때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계속 유지하는 게 1번"이라며 "정확도에 자신감이 생기면 그다음 장타나 그런 걸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더 성장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희망했다.장충고를 졸업한 박주홍은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슈퍼 유망주' 출신이다. 그는 "처음엔 (그냥) 하다 보면 되겠지, 했는데 계속 안 되더라. 실력이 부족해서 못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했던 거 같다"라고 곱씹었다. 이어 "그전에는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다. 본인이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의 좋은 느낌을 유지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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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대표팀 감독 “1000만 관중 시대, 10개 구단 감독님 모두가 사명감 느끼신다” [IS 인터뷰]

“와! 동주다!”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눈에 들어오자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환호성을 질렀다. ‘대전 왕자’를 영접한 팬이라도 된 것처럼 두 눈에서 ‘하트’가 나왔다. 둘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내 라운지에서 우연히 만났다.류지현 감독은 20일 대전 경기를 치르는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을 차례로 만났다. 류 감독 옆에는 대표팀 강인권 수석 코치(전 NC 다이노스 감독)와 김원형 투수 코치(전 SSG 랜더스 감독)가 함께였다. 류지현 감독은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을 만나기 위해 전국 투어 중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을 거쳐 21일에는 창원(NC-삼성 라이온즈전)을 방문한다. 오는 26일(SSG-KIA 타이거즈전)이면 투어를 마치게 된다. 류 감독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선수 선발과 훈련 일정에 대해 각팀 감독님들께 설명드리는 과정이다. 필요한 정보를 얻고, 선수들 컨디션도 체크한다”고 전했다.류지현 감독은 지난 6일 미국으로 출국, 동부부터 서부까지 매일 이동하며 마이너리그 경기를 봤다. 미국 선수보다는 한국과 WBC 1라운드에서 상대할 대만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열흘 동안 강인권 코치와 새벽마다 이동하며 대륙을 횡단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코치 연수 경험이 있는 류 감독에게도 낯설고 험한 여정이었다. 앞서 김원형 코치와는 대만 리그를 찾았다.지난겨울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쉬지 않고 2026 WBC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부터 미국에서 선수들을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는 덕분이다.또 하나.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도 한마음이라고 한다. 류지현 감독은 “프로야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만 관중 돌파를 앞둘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럴 때 대표팀이 잘 돼야 한다고 감독님들이 말씀해 주신다. 참 고맙다”고 전했다.어느 종목, 어느 리그를 막론하고 클럽팀과 대표팀은 ‘원팀’으로 뭉치기 어렵다. 선수 선발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러나 현재 야구 대표팀의 온도는 다르다는 게 류지현 감독의 설명이다.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10년 이상 극심한 부진에 빠지자 ‘구단 이기주의’에 함몰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그는 “오늘 찾아뵌 김경문 감독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이끈)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 건의할 게 있으면 언제라도 말하라고 하시더라”며 “(2023년 WBC 사령탑이었던) 이강철 KT 감독님도 훈련 일정·장소 등에 대해 세심하게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2023년 WBC 대표팀의 미국 전지훈련은 악천후 탓에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소집 때부터 대회를 치를 때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과 KBO 사무국은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 대표팀 훈련 일정을 앞당기고, 전지훈련 장소도 새로 물색하기로 했다.류지현 감독은 “KBO리그 잔여 경기가 9월 30일 끝난다. 한 달여 동안 부상 등의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끝까지 선수들을 살필 것”이라며 “그래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문동주와 눈만 마주쳐도 기분 좋다. 노시환(25·한화) 원태인(25·삼성) 등 젊은 선수들도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좋다”라며 껄껄 웃었다.한편, 야구대표팀은 11월 8일과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체코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또 11월 15일과 16일에는 일본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야구대표팀은 내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WBC 조별리그 C조에서 일본·호주·체코·대만과 경기하며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한다.대전=김식 기자 2025.08.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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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카운트 승부→S존에 슬라이더 꽂은 김영우...염갈량은 김광삼 코치 '극찬'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이 소속 신인 투수 김영우(20)를 셋업맨 후보로 키운 김광삼 투수코치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LG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3-0으로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영우는 앞서 안타 3개를 친 유강남을 3구 삼진 처리했고, 후속 타자 박찬형은 중견수 뜬공, 2사 뒤 상대한 전민재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깔끔하게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올 시즌 김영우가 기록한 두 번쨰 홀드였다. 김영우는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0순위)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150㎞/h대 중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구사하며 경쟁력을 증명했고,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20일까지 등판한 49경기에서 1승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19일 롯데전 김영우의 투구를 돌아보며 풀카운트에서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져 범타를 유도한 박찬형과의 승부 전략에 대해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염 감독은 "그 상황에서 슬라이더를 던진 것만으로 구사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무기인 직구보다 변화구 승부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배포를 치켜세운 것. 염경엽 감독은 김영우가 성장한 배경에 김광삼 투수코치의 공이 컸다고 조명했다. 염 감독은 "(김)영우에게 슬라이더를 알려준 김광삼 코치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 홈뿐 아니라 원정에서도 한 시간씩 잡고 기본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그런 루틴이 쌓인 덕분에 (팀 불펜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영우가 승리조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김 코치를) 칭찬하고 싶고 고맙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 육성은 반드시 코치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본다. 물리적·정식적 여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잘 습득하고 성장한 선수도 대견하지만, 김광삼 코치의 열정과 프로 의식에 더 감탄한 모양새다. 김영우는 20일 롯데 3연전 2차전에서는 LG가 3-2, 1점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첫 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유강남과 노진혁은 각각 우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두 타자 상대 결정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김영우는 이틀 연속 홀드를 올렸고, 필승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량을 다시 증명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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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수술을 극복한 '고등학교 4학년 출신' 전영준의 야구 [IS 인터뷰]

세 번의 수술을 극복한 '오뚝이' 오른손 투수 전영준(23·SSG 랜더스)이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진다.전영준은 올 시즌 SSG가 발굴한 원석 중 하나다. 18일 기준으로 24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한 그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20일 1군에 등록돼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2020시즌 데뷔, 그해 승패 없이 등판한 4경기가 1군 기록(평균자책점 7.20)의 전부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전영준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퓨처스(2군)리그에서 야구하는 것보다 1군에 있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잘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전영준의 야구인생은 파란만장하다. 휘문중을 졸업한 뒤 휘문고에 진학한 그는 야수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어서 대구고로 전학 갔다. 그런데 2학년 때 1루 수비 중 주자와 충돌해 왼쪽 손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투수로 뛴 3학년 때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 왼쪽 손목에 고정한 핀 제거 수술까지 받아 1년 유급했다. 사실상 고등학교 4학년 신분으로 참여한 2022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선 2차 9라운드에 가서야 간신히 SSG에 지명됐다. 전체 100명 중 82순위였다. 전영준은 "(지명이) 안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신인 드래프트 전날이 대학 원서 내는 날이었는데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어서 하나도 안 냈다. 지명이 안 됐으면 야구를 그만뒀을 거 같다. 많이 힘들었다.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미련 없이 떠났을 거 같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프로 입단 후에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23~24시즌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2년 동안 2군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전영준은 "죄송스럽게도 상무 가서도 계속 아팠다"며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코끼리 발처럼 발이 퉁퉁 부었다. 염증 수치가 일반인의 9배까지 올라갔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전역한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시 왼쪽 어깨가 쏟아지는 문제를 원포인트로 수정하면서 제구와 구위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자신감이 조금씩 붙으면서 마운드 위에서 180도 다른 투수가 됐다. 체격 조건(키 1m90㎝·몸무게 100㎏)이 탄탄한 전영준은 최고 148㎞/h 직구에 커브와 포크, 슬라이더를 다양하게 구사한다. 세 번의 큰 수술을 극복한 그는 "그 시간(재활 치료)이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 거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했었다. 영어 학원에 다니기도 했었다"며 "야구 말고 다른 길도 있으니까 해보고 안 되면 다른 길을 가보자고 생각했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1군에 계속 남아있고 싶다"며 "평균자책점이 3점대 중후반인데 2점대로 최대한 낮추고 싶다. (어렵게 온)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게 선수"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19 15:58
메이저리그

'계약금 무려 92억' 보스턴 대형 유망주, 손목 문제로 시즌 조기 마감…수술 예정

보스턴 레드삭스 대형 유망주 마르셀로 마이어(23)가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한다.미국 야후스포츠는 18일(한국시간)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 마이어가 손목 수술을 받고 2025년 시즌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코라 감독에 따르면 마이어는 수술 후 3개월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할 전망인데 내년 시즌 스프링캠프 참가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어는 오른쪽 손목 염좌 문제로 지난달 26일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애초 보스턴은 마이어의 빠른 복귀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회복 속도가 더뎠다. 2022년에도 같은 부위를 다친 적이 있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마이어는 부상 전까지 44경기에 출전, 타율 0.228(127타수 29안타) 4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272)과 장타율(0.402)을 합한 OPS는 0.674이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 MLB닷컴이 선정한 2024년 유망주 랭킹 보스턴 전체 1위 출신이다. 마이어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 계약금을 무려 666만4000달러(92억원)나 받았다. 그해 포수 헨리 데이비스(피츠버그 파이리츠) 투수 잭 라이터(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잭슨 조브(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다음으로 지명이 빨랐는데 내야수로는 사실상 전체 1순위나 다름없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18 15:52
프로야구

키움 포수 김재현, 오른 발목 골편·골극 제거 및 인대 봉합술 예정

키움 히어로즈 1군 포수 김재현이 오는 19일 서울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오른쪽 발목 골편(뼛조각) 및 골극 제거술과 인대 봉합술을 받는다.김재현은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원정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 통증을 호소해 다음날인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16일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골편 및 골극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과 함께 발목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인대 봉합술도 권유받았다.수술 후 복귀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 종료 후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는 정상적으로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단은 김재현이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수술을 앞둔 김재현은 “이번 시즌 끝까지 팀과 함께하고 싶어 힘을 냈는데, 그러지 못하게 돼 아쉽다. 재활에 최선을 다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5.08.17 11:48
프로야구

"하위 팀들이 육성한다고 해서 성공한 팀 있나" 염경엽 감독의 자신감, '이 선수'에게 꽂혔다 [IS 피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외야수 최원영(22)에 대한 기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염경엽 LG 감독은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 "센터(중견수)도 내가 원영이에게 (기회를) 주는 건 원영이가 나중에 신민재가 안 되라는 게 없다는 거"라고 말했다. 이날 내야 멀티 백업 플레이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구본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최원영으로 흘렀다.부산고를 졸업한 최원영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한 그는 올해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타격 성적은 15일 기준 91경기 타율 0.309(68타수 21안타). 대타와 대주자, 대수비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 최근엔 발목 부상으로 빠진 주전 베테랑 중견수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작년보다 올해 타격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 내년까지 2년을 하다 보면 원영이가 충분히 정수빈(두산 베어스)이나 신민재나 민병헌(은퇴)이나 이렇게 하다가…그 자리(앞서 언급한 세 선수와 동등한 위치)를 분명히 차지할 수 있는 기본 수비 레인지(범위)하고 다리(주력)하고 그런 건 갖고 있다. 우리 팀에 가장 근접하게 갖고 있는 게 최원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최원영은) 근육이 부드러워서 경기 출전을 많이 해도 건강하다. 그런 선수가 센터라인에 있어야지 나가서 아프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으냐"라며 "충분히 난 원영이도 (좋은 외야수가) 될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원영의 비교군으로 언급한 신민재는 백업을 거쳐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입지전적인 선수다.건강한 경쟁으로 뎁스(선수층)를 강화한다. 최원영이 1군에서 자리 잡으면 또 다른 유망주인 김현종을 키워 경쟁 구도를 만든다. 염경엽 감독은 "최지훈(SSG)도 김하성(현 탬파베이 레이스)도 서건창(KIA 타이거즈)도 그렇게 큰 거"라면서 "25년 동안 왜 하위 팀들이 육성을 못 하고 실패하는지 누구보다 분석을 많이 했다. 어떤 계획을 갖고 성장을 시켜야 빨리 육성되고 성공 체험을 하는 게 무엇보다 확률 높은 (육성)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위 팀들이 육성한다고 해서 성공한 팀이 누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염경엽 감독이 '육성'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 구단 분위기도 한몫한다. 염 감독은 "그나마 (육성이) 가장 잘 된 팀이 LG다. 7년에 걸쳐 문보경(2019년 지명) 홍창기(2016년 지명) 문성주(2018년 지명) 신민재(2015년 두산 육성선수, LG 2019년 입단)를 했다. 차근차근 하나씩 키워서 채운 게 그나마 우리"라며 "(김)현수 자리는 충분히 (상무에서 복무 중인) 이재원이 와서 채울 거라고 생각한다. 박관우도 내가 봤을 때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문성주처럼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라며 껄껄 웃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16 00:01
프로야구

[주간 MVP] '에이스' 본능 드러낸 문동주 "터닝 포인트? 한화 선발진 일원이라는 자부심"

문동주(22)는 지난주 '에이스' 본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10일 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1위를 두고 경쟁 중인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 등판,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소속팀 5-4 승리를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는 이 시리즈 1·2차전에서 패했다. 7일 KT 위즈전까지 3연패. LG와 승차는 3경기까지 벌어졌다. 문동주는 한화 휘청이는 상황에서 등판해 꼭 필요했던 1승을 안겼다. 한 주에 2번(화요일-일요일)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소화하느라 휴식할 시간이 하루 줄었지만, 힘 있는 투구로 LG 타선을 제압했다. 5일 KT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문동주는 지난주 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3)과 탈삼진(15개)을 기록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문동주를 8월 첫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12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지난주에 잘 한 선수들이 많아서 상을 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조아제약 주간 MVP 수상도 처음인데 정말 기쁘다"라고 웃었다. 문동주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이다. 2022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 지명을 받은 그는 입단 2년 차였던 2023년 선발진에 합류했고,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해 그는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상까지 받았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문동주는 2024년 주춤했다. 성적(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은 떨어졌고,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재활 치료 경과가 더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실전 투구를 소화하지 못했다. 개막 전까지 선발진 진입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 문동주가 2025년 다시 비범한 재능을 뽐내고 있다. 그는 13일까지 등판한 18경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이미 다승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을 노리고 있다. 7월 이후 등판한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문동주는 "솔직히 최근 페이스가 좋은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데이터가 말하는 내용보다는 현재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자신 있게 구사한 게 효과적으로 통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문동주는 5일 KT전 6회 초 2사에서 타자 이정훈을 상대로 시속 160.7㎞ 강속구를 꽂아 신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위력적인 직구 덕분에 그가 구사하는 슬라이더·커브·포크볼 등 다른 변화구도 잘 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건 멘털이다. 한화는 류현진·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엄상백 그리고 문동주가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맏형' 류현진 주도 아래 한 선수의 불펜 피칭을 다른 4명이 지켜보고 의견을 나누는 문화가 정착했다.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을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투수들도 너무 뛰어나다. 최고의 선수들이 나에게 조언을 준다. 그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나도 이렇게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발 투수들이 좋은 분위기로 각자 장점을 배우는 게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나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됐다"라고 밝혔다. 문동주는 남은 시즌 한화의 비상에 모든 걸 쏟을 생각이다. 10승을 넘어 더 많은 승수를 노린다. 입단 뒤 처음으로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 그의 투지를 자극하고 있다. 문동주는 "그동안 팀(한화)이 1등을 하고 있다가 2위로 내려왔다. 당연히 다시 가장 높은 자리를 다시 빼앗고 싶은 마음뿐이다. 프로 선수가 된 뒤 처음 느껴보는 상황(상위권 경쟁) 이다.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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