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봉근은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두고 솔직히 너무 너무 떨린다. '하나의 영화가 나오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판소리가 오롯이 드러나는 영화가 나왔구나' 하는 기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오디션에 참여해 주인공으로 발탁된 이봉근은 "아는 배우 분들이 '이런 오디션 공고가 떴다'면서 추천을 받았다. 고민을 하다가 '그래, 이 역할은 소리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배역이겠다' 싶어서 몇 개월간 준비를 했고 오디션에 참여했다. 아무래도 판소리적인 부분보다는 소리하면서 하는 노래 연기, 무대 연기가 아닌 스크린 연기를 나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 이봉근은 "평소 무대 올라갈 때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데, 영화는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까 오디션부터 굉장히 떨렸다. 연극 오디션이었으면 진짜 편하게 했을 것 같다. 근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바들바들 떨었다"며 "나중에 들었는데 그때 심사를 하셨던 분들께서 '내 눈빛에서 학규의 눈빛을 봤다'고 하시더라. 감사했다"고 밝혔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너무 좋은 반면에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 "'와 내가 됐구나' 신났는데 바로 '너무 큰 일을 저지른 것 아닌가' 싶더라"며 "잘해야 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합격한 날부터 우리나라에 나온 사극 영화를 많이 봤다. 실제 판소리와 영화에서 보여져야 하는 부분은 조금 달라야했기 때문에 아주 창극적인 부분은 배제해야 했고, 캐릭터적인 부분도 분석해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소리꾼'을 이끈 이봉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음악을 전공,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2회 연속 우승하며 주목 받았다.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 학규로 분한 이봉근은 첫 카메라 연기에 도전, 준비 기간 동안 개봉한 모든 사극영화를 관람하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아 나서는 일편단심 지고지순한 인물이자, 동시에 노래하는 예술가로 성장해 가는 소리꾼 학규는 이봉근이라는 새 얼굴을 만나 완벽하게 꽃 피웠다.
'소리꾼'은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기 위해 남편 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김하연), 그리고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몰락 양반(김동완)이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로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이 2016년 '귀향'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정통 고법 이수자로서 28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판소리 영화 제작에 대한 소망의 결실이다. 내달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