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도연(27)은 실제로 만나보니 사뭇 '진지한 청년'이었다. 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 속 장원호 캐릭터라고 생각했지만, 그 매력보다 한층 더 깊이가 있었다. 첫 조연작에서 김은수(김성운)와 코믹 브로맨스를 형상하며 웃음 포인트가 됐다. 드라마가 인기행진 중인데, 그 안에서 녹아들며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실제 성격은. "차분한 편이다. 그게 문제이기도 한데 연기를 하면서 나의 다른 모습에 희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연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동명이인이 많다. 활동명에 대한 고민은 없나. "소속사에서도 많이 얘기했었는데 어떠한 인기나 상업적인 목표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서 처음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 이름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 김도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수와 마라톤선수가 있지 않나. 그렇게 각기 다른 분야에 있기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름을 멋있게 써준 거니까 오히려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저만의 이름일 수는 없다. 동명이인이 많겠지만 멋있게 자기 일을 해나가는 걸 볼 수 있기에 감사하다. 못지않게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연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어머니가 교포시다. 혼자 있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처럼 영상물을 많이 봤다. 그때 당시엔 한국어를 못 했다. 자막으로 봤는데 '안녕'이란 한마디 속에 여러 감정이 담기는 게 신기했다. 그때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에 빠져들었다. 미국에서 연극을 하고 싶어 동아리에 들어갔다. 한국에 온 이유는 매체 연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어머니도 한국어를 못하시나. "어머니도 잘 못 하신다. 내게 영어를 먼저 알려주셨다. 뒤늦게 한국어를 배운 케이스다. 이젠 어머니도 한국어 실력이 많이 나아지셨다. 하지만 내 기준에선 어머님의 딕션이 아직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웃음)"
-한국어를 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 만큼 자연스럽다. "그만큼 한국어가 재밌었다. 한국 친구들이랑 많이 어울리면서 그 친구들한테 말과 정서적인 것을 배웠다. 군대라는 시간도 배움의 시간이었다. 아버님께서도 당연히 군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미국에서도 이름을 바꾸지 않고 '김도연'으로 사용했다. 많은 친구들이 왜 미국식으로 이름을 바꾸지 않냐고 했었는데 부모님이 지어주셨고 고국이 한국이니까 그런 작은 부분에서부터 정체성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이라는 생각은 버리지 말자는 소신이었다.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딕션이었다. 콤플렉스였다.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한국어가 기본인데 더 잘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어떻게든 빨리 터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공부할 때 기사나 책들을 많이 읽었다. 아나운서들의 테크닉 중 딕션과 관련한 부분도 많이 보면서 연습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됐나. "본격적으로 영화 단역이나 보조출연부터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그때부터 혼자 프로필을 가지고 제작사나 영화, 드라마 오디션을 많이 보러 다녔다. 그러다가 지금의 사무실을 만나게 됐다. 혼자서 일할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셨을 텐데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집에서 연습하긴 너무 죄송했다. 그래서 주차장에서 연습 많이 했다. 걷는 걸 안 좋아했었는데 밖에서 연습하다 보니 하루에 5km, 6km씩 자연스럽게 걷게 됐다. 걷는 게 얼마나 발전적인지 깨닫고 있다. 지금도 걷는 게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어떤 학생이었나. "에릭남 선배님과 동문이다. 사실 학교에서도 한, 두 번 만났었다. 근데 내가 전공한 경제학은 부모님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내 인생 최고의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있으면서도 연기만 생각했었다. 학창시절은 평범했다.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연기를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드문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함은 굉장히 크다. 기존에 쌓아둔 걸 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쌓아뒀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평소 취미는. "축구, 농구 등 운동을 너무 좋아한다. 축구는 재능이 없어 친구들이 재미로 하는 거면 같이 하고 내기면 피해가 될까 빠진다. 농구는 미국에서도 자주 했다. 혹시라도 부상을 당하면 작품에 피해가 될 수도 있으니 지금은 못 하고 있지만 작품이 끝나면 하고 싶다. '강남미인' 팀끼리 끝나고 모여서 해도 좋을 것 같다."
-형제관계는 어떻게 되나. "누나가 한 명 있다. 1년 1달 1일 차이다. 누나가 모니터링을 자주 해준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 곁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잘 되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모습을 통해 행복감 느끼는 것 같다. 더 열심히 배우고 공감 가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즐거운 마음으로 설렘을 가지고 배워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