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회초 무사 1루 두산 박찬호가 안재석 땅볼 때 2루에서 태그아웃된 뒤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결과는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연합뉴스
"충분히 해볼 수 있다."
박찬호(두산 베어스)의 자신감은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화끈한 안타와 센스 있는 도루로 시작부터 경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정규시즌 5위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4위 LG 트윈스와 202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을 치른다. 4위 팀은 1승을 안고 시작해 1승 또는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지만, 5위 팀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상대 선발은 카라스코. 두산은 정규시즌 카라스코를 한 차례 만나 7이닝 무득점으로 고전한 바 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 1일 잠실 LG전에서 카라스코에 7이닝 퍼펙트를 당했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투수 카라스코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두산은 정말 중요한 WC 1차전에서 카라스코에게 안타를 뽑아냈다.
주인공은 박찬호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는 볼카운트 0-2로 몰린 상황에서 3구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어내는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카라스코에게 첫 안타를 뽑아낸 순간이었다.
이후 박찬호는 안재석의 2루수 앞 땅볼 때 병살 위기에 몰렸다. 이 때 박찬호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가 빛났다. 자신을 터치 아웃시키고 병살로 이어가려던 2루수를 본 박찬호는 속도를 줄였고, LG 2루수 신민재가 뒤늦게 1루에 송구하자 그대로 2루까지 내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회초 무사 1루 두산 박찬호가 안재석 땅볼 때 2루에서 슬라이딩하고 있다. LG 유격수는 구본혁. 결과는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연합뉴스
첫 판정은 아웃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강하게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왼팔을 빼고 몸을 꺾어 터치를 피한 '스위밍 슬라이딩'으로 베이스에 먼저 도달한 것이다.
박찬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아웃 상황에서 맞이한 양의지 타석 때 기습적으로 3루를 훔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 것. 비록 양의지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점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박찬호의 센스가 빛난 장면이었다.
경기 전 만난 박찬호는 카라스코에 대해 "확실히 좋은 공을 던지더라. 직구와 변화구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터널링이 좋았다"면서도 "그때와 지금은 컨디션 차이가 있다고 전력분석 보고를 받았다. 우리도 한 번 경험해 봤으니 충분히 해볼 수 있다. 그때 나오지 않았던 안타들이 오늘 다 몰아서 나오기를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WC 1차전부터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