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왼쪽부터),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영화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7 /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화제와 이슈 속에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도 수많은 영화인과 팬들이 부산을 찾은 가운데, 지난 여정 동안 현장을 뜨겁게 달군 순간들을 짚어봤다.
◇드레스보다 뜨거웠던 ‘AI 주제곡’…영화제 전반 휩쓴 AI 화두
올해 개막식 최고의 화젯거리는 배우들의 패션이 아닌 현장에 울려 퍼진 AI 생성 음원이었다. 각 작품과 인물에 맞춰 제작된 등장곡으로, 작품명과 출연진 이름, 제작사, 로그라인 등을 가사에 담았다. 개막식 총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게스트들이 환영받고 있다고 느끼길 바랐다”며 “가사는 직접 썼고, 게스트가 가져온 작품의 장르와 분위기에 맞춰 곡마다 다르게 설계했다”고 전했다. 한편 포럼 등 BIFF 공식 일정에서도 AI가 향후 영화 산업과 창작 환경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구설 뒤 부산 찾은 배우들…레드카펫부터 특별 행사까지
각종 구설에 휩싸였던 배우들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스토킹 사건과 관련해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황정민은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섹션 초청작 ‘호프’의 주연 배우로 나홍진 감독, 조인성, 음문석과 함께 레드카펫 포토월에 섰다. 독일인 여성과 주고받은 부적절한 메시지로 논란이 일었던 이이경도 신작 ‘세대유감’으로 부산 관객을 만나며 활동 재개를 알렸다. 박해일은 ‘암살자(들)’의 행사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임순례 감독의 장편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커뮤니티비프 행사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박해일의 영화 데뷔작인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해외 게스트들의 ‘샤라웃’…찬사 쏟아진 ‘가능한 사랑’
부산을 찾은 글로벌 영화인들에게 가장 많이 언급된 작품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었다. 주요 해외 게스트들은 공식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에서 ‘가능한 사랑’의 완성도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에 호평을 내놓으며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 일례로 판빙빙은 여러 차례 이 영화를 언급하며 “너무 좋았고 동시에 충격도 받았다. 배우들이 자유롭게 영화 속을 헤엄치는 것 같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15년 만에 BIFF를 찾은 양자경 역시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작업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드라마 '재혼 황후' 야외무대인사에서 배우 주지훈(왼쪽부터), 신민아, 이세영, 이종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10 / 사진=연합뉴스 제공◇‘국제시장2’ 윤제균 ‘감옥의 맛’ 강우석…거장 귀환 알린 부산의 밤
한국 영화계 거장들의 복귀 소식도 부산을 달궜다. 충무로 흥행 신화를 이끌어 온 윤제균 감독과 강우석 감독은 7일 오후, 나란히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신작을 소개했다. 윤 감독의 새 작품은 이성민, 강하늘 주연의 ‘국제시장2’다. 2014년 개봉해 전국 1427만명을 모은 ‘국제시장’ 속편으로, 내년 설 연휴 개봉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강 감독은 ‘감옥의 맛’으로 10년 만에 영화계 복귀를 알렸다. 강 감독이 이끄는 제작·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제작, 배급에 나선 작품으로, 김구정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빈, 박지환, 배현성 등이 출연한다.
◇“‘서프라이즈’ 아닌 디즈니 실사”…마침내 베일 벗은 ‘재혼 황후’
이번 BIFF의 대중 ‘원픽’은 온 스크린 섹션 초청작인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재혼 황후’였다. ‘재혼 황후’는 지난 9일 영화의전당에서 1~3회를 선보였다. 공개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으며 최고 관심작으로 꼽혀온 만큼, GV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현장은 관객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작품을 향한 반응은 긍정 후기가 주를 이룬다. ‘재혼 황후’를 관람한 이들은 “‘서프라이즈’ 아니고 디즈니 실사영화 느낌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다”, “미술, 의상, CG, 연기, 음악 다 기대 이상이다. 대박 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