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정주리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도연, 송새벽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0.9 /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가 김도연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한 소녀의 심리와 욕망을 파고들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도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주리 감독, 배우 김도연, 송새벽 등이 참석했다.
‘도라’는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알 수 없는 피부병을 앓고 있는 도라(김도연)가 한여름 바닷가 별장에서 만난 나미(안도 사쿠라)에게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김도연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이 처음이라 기분 좋게 이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어떻게 영화 봤을지 궁금하고, (아시아) 첫 상영과 GV를 앞두고 있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있다”며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정주리 감독 역시 “(아시아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걱정도 기대도 된다”며 “그동안 주인공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사실 ‘도라’가 그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스무 살 언저리에 프로이트 전집을 읽다가 도라 사례에 흥미를 느꼈다. 만약 영화를 만든다면, 장편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이걸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사실 그때 나는 도라에 가까웠다. 근데 지금은 나미에 가까워졌다. 어린 세대였던 시절을 지나 기성세대가 됐다”며 “처음에는 소녀가 주변인들과 둘러싸여 겪게 되는 심리적인 것에 흥미를 느꼈지만, 이후에는 ‘여기에 도라의 목소리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이걸 전복시키는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고 짚었다.
이어 “도라는 스스로 취약한 존재다. 주변 인물들은 도라가 아픔을 회복하고 온전히 일어설 수 있도록 큰 동력이 되어주지만, 도라가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도라가 사실은 회복을 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기고, 이러한 혼란이 영화 후반부를 지배한다”며 “그 속에서 도라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배우 김도연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0.9 / 사진=연합뉴스 제공
도라로 극을 이끈 김도연은 캐릭터와 자신 사이 간극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도라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과는 다른 선택을 계속해서 멀게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이후 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라와 가까워졌다는 김도연은 “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감동적인 나날들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도연은 또 “촬영하면서도 내게 너무 즐겁고 치열한 경험이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작업이기도 했다”며 “일본 배우도 있고 촬영 팀은 프랑스에서 와서 모든 환경이 새롭고 재밌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게 몰두해 본 경험 자체가 내게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김도연은 “‘도라’는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를 너무 사랑하고 관객들도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개봉하게 되면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