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세례에 겉옷과 머리가 젖은 사령탑. 환복 뒤 다시 방송사 인터뷰를 소화한 뒤 진행 중이었던 우승 세리머니에 합류해 수원팬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에게도 특별한 하루였다.
'10구단' KT가 창단 두 번째로 정규시즌 1위에 올렸다. 5일 홈 구장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0 완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1위 확정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고,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홈(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5-7로 패하며 1위를 확정했다.
2019년 KT에 부임한 이강철 감독은 2021년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KS) 제패를 이끌었다. 2023년에는 KS에 진출했지만 LG 트윈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고, 지난 시즌(2025)은 NC 다이노스의 막판 9연승 상승세에 밀려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전하지 못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포였던 강백호(현 한화 이글스)가 이적했지만, 김현수·최원준·한승택 '알짜 FA'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고 '지키는 야구'였던 기존 팀 컬러를 '화력 야구'로 바꾸며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다.
2021년 첫 우승과 다른 점을 묻자 이 감독은 "확실히 홈에서 우승하니까 좋다. 그때(2021년)는 대구에서 타이브레이크로 승리했고, 가급적 빨리 경기장을 비워줘야 했다. 올해는 빨리 1위를 확정한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창단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날 이를 해내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강철 감독은 특정 선수를 꼽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약점을 보완하고 헌신적인 자세로 시즌을 치러줬기에 해낼 수 있었던 쾌거였다고 총평했다. 그는 "이렇게 두꺼운 팀 뎁스(선수층)를 갖고 시즌을 치러본 건 처음 같다. 지난 시즌 주전 선수를 백업으로 써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배정대, 주권 등 자신이 부임한 뒤 오랜 시간 함께했던 기존 주축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가급적 그들과 동행하려 했다는 속내도 전했다. 이런 팀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 구단주·대표이사 그리고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묵묵히 힘을 더한 프런트 일원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