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대한민국 안세영과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의 경기. 승리를 거두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여자 단식 정상을 지켜낸 안세영이 태극기를 두르고 있다. 2026.9.29.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편을 아우르는 전방위 중계, 선수들의 예상 밖 선전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흥행 속 폐막했다. 올해 6~7월 치러진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한국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과 중계 공백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는 대비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를 획득해 종합 3위로 대회를 마쳤다. 40개 이상 금메달 획득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축구, 야구, 농구 등 주요 구기 종목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모았다. 특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여자 농구가 준결승에서 ‘최강’ 중국을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까지 제압하며 12년 만의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 밖에도 배드민턴 안세영, 펜싱 오상욱, 클라이밍 서채현, 골프 김주형, 유도 허미미 등 여러 종목에서 잇따라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며 화제성이 폭발했다.
채널 다양성도 화제성을 키우는 데 주효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상파 3사와 종편 TV조선, 스포티비 등이 중계를 진행해 전방위적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여기에 9월 24~27일 추석 연휴 호재까지 맞물리며 온 가족이 거실 TV 앞으로 모여드는 시청 구조가 형성됐다. 각 채널은 시청률 상승효과도 톡톡히 봤다. KBS는 여자 농구 결승전 10%(9월 26일), MBC 남자 축구 결승전 8%(10월 3일), SBS 남자 농구 일본전 4.9%(9월 20일), 남자 야구 일본전 5.9%(9월 27일) 등 중계 특화 종목에 따라 시청률도 채널별로 고르게 분산되며 상호 시너지를 냈다. 이번 아시안게임 채널 통합 최고 시청률 기록은 지난 3일 진행된 남자 축구 일본전 17.7%(MBC 8%, SBS 4.6%, KBS 3.9%, TV조선 1.2%)에 달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10.3.사진=연합뉴스 전체 채널의 붐업을 이뤄낸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난 6~7월 치러진 2026 북중미 월드컵 때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북중미 월드컵은 단독 중계권을 가진 JTBC와 뒤늦게 중계권 재판매 협상으로 합류한 KBS 2개 채널로만 편성되면서 시청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대회 기간 JTBC의 최고 시청률은 남아공전 7%에 그쳤고, 두 자리 수 시청률 기록에 실패했다. 오히려 KBS가 같은 경기에서 10.7% 기록으로 더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시차와 대표팀의 성적 부진도 월드컵 무관심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근본적으로는 한정적인 채널로 시청자 선택권이 줄어들며 TV 본방사수 동력이 상실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통상 생중계 종료 직후 다양한 채널과 SNS에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급되는 것과는 달리 북중미 월드컵은 JTBC만 2차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숏폼·클립 생산량이 급감했다.
반면 이번 아시안게임은 각 방송사가 하이라이트, 숏폼 제작을 비롯해 인터뷰, 라커룸 영상 등 다양한 2차 콘텐츠를 선보였고, 실제 ‘남편 이건혁 선수 결선 앞두고 김예지 해설위원 “진정이 안 돼요”’(TV조선), ‘배드민턴 여자 복식 24년 만에 금 탈환한 제자를 본 스승’(KBS), ‘양궁 강채영 “금메달 하나 못 딴 게 좀 많이 속상해요”’(MBC) 등 파생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중계 채널이 흥행의 필수 조건이라고까진 볼 수 없더라도, 채널이 다양하면 시청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방송사발 2차 콘텐츠가 확산하며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화제성과 대중적 흥행을 극대화한다는 점이 이번 두 대회를 거치며 증명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