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 두산 제공 곽빈(27·두산 베어스)에게 가을은 좀처럼 웃을 수 없는 계절이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른 포스트시즌(PS) 6경기에서 두산은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의 '첫 가을'부터 그랬다. 2021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 동갑내기 라이벌 안우진과 맞붙은 곽빈은 4회까지 안타 하나를 내주지 않았다. 5회 이지영에게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곽빈의 최종 성적은 4와 3분의 1이닝 1실점. 이후 불펜이 무너지며 두산은 7-4로 패했다.
이어 곽빈은 준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에서도 웃지 못했다. 준PO 2차전에서는 4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KS 1·4차전 선발 등판에서도 팀이 모두 패했다.
2023년에는 아쉬움이 더 커졌다. NC 다이노스와의 WC 1차전에서 곽빈은 3과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서호철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데 이어 김형준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했다. 두산의 PS는 한 경기만에 끝났다.
2024시즌 KT 위즈와의 WC 1차전에서 1이닝 4실점하며 강판 당한 곽빈. 두산 제공 다승왕(15승)에 올랐던 2024년에도 가을 야구와의 악연을 끊지 못했다. KT 위즈와의 WC 1차전을 앞두고 곽빈은 "작년은 내가 망쳤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끝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1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2차전에서도 패한 두산은 KBO리그 최초 'WC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그렇게 쌓인 기억은 곽빈에게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를 남겼다. 그러나 2026년의 곽빈은 다르다. 올 시즌 11승 7패 평균자책점(ERA) 2.26을 기록 중인 곽빈은 이제 두산을 넘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국대 에이스로 거듭난 곽빈. 두산 제공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서 곽빈은 강력한 에이스였다. 대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앞세워 6이닝 10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111구를 던지는 역투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곽빈에게 남은 건 하나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NC를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2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에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가을 징크스를 지울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