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정·시은 부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가족이 특별하다는 데 자부심이 있어요.”(시은)
가요계 대표 ‘붕어빵’ 부녀 가수 박남정과 시은(스테이씨)이 창간 57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와 만난 자리에서 남다른 가족애를 드러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80, 90년대 가요계의 슈퍼스타였던 박남정과 그의 딸 시은은 2대에 걸쳐 가수로 활동 중인데 모두 ‘K팝’이라고 명명되는 한국 대중음악의 과거와 현재의 빛나는 보석들이다.
박남정은 ‘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라는 호칭 속 노래에 강렬한 퍼포먼스가 가미된 무대를 선보인 현 K팝의 전신으로 활약한 장본인으로, 일간스포츠와 그 자신의 ‘황금기’를 함께 보냈다. 그는 “57주년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을, 이렇게 좋은 콘텐츠로 유지하며 대중과 함께 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정말 축하 드리고,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2년 전 가을,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2024 KGMA)로 일간스포츠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시은도 “제가 26살인데 57주년이라니 엄청 긴 시간 아닌가.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롱런하길 응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8090 한국 대중가요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박남정은 어느덧 이순(耳順·60세)이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선 열정의 퍼포먼스로 나이를 잊게 하곤 한다. 지금도 전국 각지의 행사는 물론, 단독 투어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는 그는 “우리 나이 때는 그냥 내가 하고자 해서는 못 한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은데(웃음). 불러주시니까, 응원하고 환호해주시니까 하는 것”이라며 “팬들이 나의 에너지다. 그동안 아이들 키우고 가정 돌보느라 정신없이 보내던 팬들이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현장에 나와 주고 있다. 오히려 10여 년 전보다 설 자리가 더 생기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남정. (사진=N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박남정은 현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을 복합적으로 돌아봤다. “원초적인 힘은, 내가 음악 자체를 즐기면서 거기에 몰두할 수 있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창 많은 분들께 엄청난 사랑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후배들이 나오면서 무대에서 멀어질 때도 있었죠. 그럼에도 계속 할 수 있는 건 내가 정말 이 음악을 즐기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복합적인 부분이 있어요. 젊었을 땐 열정 하나만 있어도 모든 게 해결됐죠.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나이도 있고 하니, 그거 하나만으로는 안 되는 거죠. 지금의 저를 이끌어준 건, 가장 큰 건 팬들이에요. 여전히 뜨겁게 환호해주는 오랜 팬들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과, 두 아이의 아빠로서의 책임감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이 되는 것 같아요.”
‘스테이씨 시은의 아버지’라는 타이틀도 현재의 박남정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는 “많은 분들이 시은이와 내가 부녀지간이라는 걸 알고, 이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되지 않나. 어디 가서 무대를 하더라도 시은이의 팬들이 다 보고 있으니 시은이의 입장도 생각하게 되고, 시은이에게 시대에 맞는 조언도 듣게 되고 한다”며 “음악적인 부분이나 패션 감각도 시은이가 현 시대에 맞는 조언을 해주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서 아빠의 칭찬을 듣던 시은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딸의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빠가 멋진 모습으로 바춰지는 것”이라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빠가 저에게 팁을 많이 얻으시나보다 싶다. 아빠도 요즘 음악 트렌드나 뉴스도 많이 접하려 하신다. 저의 도움도 있겠지만, 아빠 본인이 계속 노력하시는 게 상호작용이 되는 것 같다”고 아빠의 노력에 엄지를 올려 보였다.
박남정·시은 부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연말 화제의 중심에 섰던 KBS2 ‘불후의 명곡’ 가족 특집의 기억도 떠올렸다. 시은은 “평소에도 아빠와 소통을 많이 하지만 무대를 같이 한 건 색다른 느낌이었다. 아빠는 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연습 과정이 있었다고 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아빠(의 열정)가 놀라웠다. 둘 다 열정이 엄청난 상황이었고, 아빠도 짜릿함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좋은 상호작용이 많았던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박남정 또한 “저 또한 그런 계기를 통해 ‘내가 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나이 먹었으니 그만 해야지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 무대가 계기가 돼 현 시대 트렌드에 맞는 작품을 같이 연습하다 보니 ‘아직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를 갖게 됐고 나름의 채찍질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가요계에서 굉장히 많이 멀어졌다가, 시은이 덕분에 방송에 복귀한 셈이에요. 시은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다시 토크쇼에 나온 거니까요. 아빠 입장에서 굉장히 다행인 건, 어릴 때 아빠의 모습을 본다거나 연예계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쫓았다면 못 하게 했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할 일 하면서도 스스로 재능을 발견해서 그 길로 간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일이고 정말 고맙죠.”(박남정)
“아빠는 저 덕분에 연예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 사실 저도 아빠의 영향을 받은 게 너무 많았어요. 대중 분들이 우리가 함께 하는 모습을 반갑게 봐주셨고, 윈윈이 됐던 것 같아요. 아빠 입장에서는 딸이 가업을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으니 자랑스러받고 느끼셨을 거고요. 제가 좋았던 건, 어릴 때부터 우리 집안은 ‘너가 하고 싶은 거 해, 얼마든지 지지해줄게’였어요. 그 길이 연예계라는 걸 아빠가 아셨을 때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시기 때문에 몇 번이고 물어보셨죠. 보이는 화려함이 다가 아니다, 보통 아닌 각오를 해야 한다 하셨는데, 저는 너무 (꿈이)확실했어요. 피로 물려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어릴 때부터 춤에 대한 열정이 확실해서, 자연스럽게 ‘난 무조건 가수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도 음악은 제 심장을 뛰게 하죠.”(시은)
박남정·시은 부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부녀지간. 가족이면서 가요계 선후배인 이들이 서로를 보며 느끼는 마음도 궁금했다.
“아빠와 가수 박남정의 갭은 너무너무 큰데, 매번 동생과 아빠의 무대를 볼 때면 경이로움을 느껴요. 행사나 투어를 아빠도 똑같이 하고 계신데, 아빠는 저보다 훨씬 더 나이도 있으시고 솔로 가수인데 연달아서 라이브 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니까. 진짜 존경하게 돼요. 어릴 땐 아빠가 유명인이고 대선배라는 부담이 있었다면, 지금은 너무 큰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어요. 너무 행운이라 생각하죠. 그리고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 하는 걸 느껴죠. 가수라는 직업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거기에 아빠의 영향이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있을 겁니다. 재능 측면에서도 제가 아빠에게 받은 게 많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의 후배 가수라는 점이 좋은 부분밖에 없는 것 같아요.”(시은)
“저는 시은이가 원래 배우로 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 잡았는데 가수의 길로 바꾸는 걸 보고 굉장한 선택을 했구나 생각했어요. 배우로 자리 잡는 데까지, 힘든 길을 걸어왔는데 또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고 하기에, 과연 그 길을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도 컸죠. 요즘 아이돌 그룹은 정말 춘추전국 시대 같은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승승장구하면서 잘 왔구나 싶어요. 다만 옆에서 보면서 아빠이자 가수 선배로서 안타까운 것은, 좋아서 하는 무대지만 또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도 보이더라고요. 시은이에게 ‘무조건 1등만이 행복하거나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해줬어요. 너의 행복을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음악을 해야 한다고요.”(박남정)
“제가 성격 자체가 워낙 완벽주의자다 보니, 그리고 지금 사회가 워낙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다 보니 바쁘게 지내다 나 자신을 잃은 채 1등만을 좇게 되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그 때 아빠가 조언을 해주셨던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이제 시간도 지나고 이런저런 감정도 겪고 하면서, 꿈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나의 행복을 지키고 나 스스로를 지키는 게 중요하겠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시은)
스테이씨 시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딸 시은이 K팝 신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아빠 박남정에게 그 자신이 특유의 역동적 퍼포먼스로 글로벌 각광을 받고 있는 K팝이 태동할 수 있게 한 선구자임을 거듭 주지하자 그는 기분 좋은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자부할 수 있는 건, 우리 땐 아무런 자료도 없었고, 주위에 시선도 춤 추는 것에 대해 좋지 않았고, 어디 가서 연습할 데도 없었어요. 아무것도 없었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거니까, 솔로 남자 댄스 가수로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죠. 다만 아쉬운 점은, 경쟁 상대가 없었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K팝이 엄청난 경쟁 속에 있으니 발전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내가 활동했던 80년대 후반에는 흔치 않은 케이스였으니까, 나도 모르게 안주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에 시은은 “내가 아빠를 보며 놀랍다고 생각하는 건,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열정 하나만으로 해내셨다는 거다. 춤에 갑자기 매료되어 그 비디오를 하나 가지고 와서 계속 밤새 카피하면서, 아빠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심지어 직접 작사·작곡한 곡도 많다. 기역니은 댄스는 물론이고 모든 춤이 본인에게서 나왔다는 게, 재능도 재능이지만 열정 아닌가. 나도 그럴 수 있었을까 싶고, 진짜 멋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거듭 자랑스러워했다.
박남정. (사진=NJ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라는 ‘업’을 떠나, 부녀 사이가 평소에 어떤지 묻자 두 사람은 “대화가 엄청 많은, 친구 같은 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남정은 “부모자식 간에도 일정 시기가 되면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우리 가족은 시은이와 제가 일적으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예를 들어 시은이와 같이 연습하고 하는 건 어느 부모자식간에도 보기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일적으로도 가족같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시은 역시 “우리 가족처럼 친구 같은 가족이 별로 없더라. 가족 여행도 종종 가고, 밤새 아침까지 가족끼리 떠들고 놀고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 저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어려서부터 아빠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했고, 가족은 언제나 너의 둥지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테이씨 시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평소에 제가 좌절은 많이 하는 편인데, 장점이라면 끈기가 있다는 점이에요. 좌절하더라도 끝까지 포기는 안 하죠. 시험공부 하면서도 중간중간 춤추며 환기해야 하는, 무대가 꿈인 사람이었는데, 연습생 기간이 길어지면서 늘 닿지도 않는 목표에 손을 뻗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수없이 좌절했는데, 너무 좋아하는 일이니 포기가 안 됐죠. ‘나 이거 안 하면 못 살겠는데 어떡하지’ 하면서 미친 듯이 했는데, 그렇게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그 때는 나의 때가 아니었던 거구나’라고요. 더 많은 경험을 쌓게끔, 다 때가 있고 이유가 있나보다 하는 생각도 했어요. 지금 가수로서 갖고 있는 생각은, 책임감과 영향이에요. 가수가 되기 전에는 ‘내 노래를 듣고 한 명이라도 좋으니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보니 오래오래 노래 해달라고 말씀해주시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그 초심을 잃지 않고 활동하고 싶고요, K팝 문화의 영향이 아주 큰 만큼 앞으로 도전하는 많은 활동을 통해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시은)
이번 추석 연휴에는 시은이 2026 팬콘서트 투어 ‘스테이 클로저’ 일정으로 해외 체류할 예정이라 가족끼리 보낼 수 없게 됐지만 이미 ‘프로’인 이 가족은 아쉬움보다는 응원을 전했다. 시은은 “각 나라마다 관객들의 반응과 보내주시는 에너지가 다 달라 즐겁게 무대를 하고 있다”며 글로벌 팬들과의 만남을 고대했고, 박남정은 “시은이가 한편으로는 복도 많이 받았고, 재능도 있고 스스로 그걸 즐길 줄 아니 본인의 행복을 잘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