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 오원석 두 선발 자원에 핵심 마무리 박영현까지. KT 위즈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투수만 3명을 보냈다.
모두가 KT를 'AG 최대 피해자'로 꼽았다. 선두 경쟁이 치열한 정규시즌 막판에 마운드 핵심 자원 3명이 동시에 이탈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투수층이 얇은 KT에는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이들의 공백 속에서 치러야 하는 10경기가 올 시즌 순위 싸움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0경기 중 절반인 5경기를 소화한 현재, KT는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5경기 성적은 3승 1무 1패.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는 종전 2경기에서 3.5경기로 벌어졌다.
타선의 막강한 화력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KT는 이 기간 팀 타율 0.326(리그 1위)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홈런(10개)과 타점(40점) 모두 리그 최다였다. 공동 2위 그룹(LG·SSG·NC, 각 6개)보다 4개 많은 홈런을 터뜨렸고, 타점 역시 2위 롯데(29점)를 11점 차로 따돌렸다. 김현수가 16타수 9안타(타율 0.563)로 맹타를 휘두른 데다 한승택(15타수 6안타), 장진혁(5타수 4안타) 등 하위 타선의 집중력까지 더해져 마운드의 불안 요소를 화력으로 지워냈다.
KT 고영표. KT 제공
선발진도 제 몫을 해냈다. 에이스 고영표가 2경기에서 13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고, 대니얼도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초반 흔들림을 극복하고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다. 대체 선발 배제성은 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⅓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했으나 충분히 제 역할은 했다는 평가다. 18일 LG전에서 선발 로건이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팀도 1-12로 대패했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는 3승 1무를 챙기며 선방했다.
반면 박영현이 이탈한 불펜진은 여전히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은 6.86(리그 7위)에 그쳤다. 특히 20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9-1로 앞서다 8회에만 대거 7점을 내주며 턱밑까지 쫓겼다. 스기모토, 손동현, 주권 등 기존 필승조가 흔들린 것이 컸다. 하지만 이 때 2023년 신인 김정운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두산전 1점 차 위기에서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김정운은 이번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새로운 에이스"라며 치켜세울 정도로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KT 김정운. KT 제공
AG 차출 공백이라는 암초 속에서도 KT는 AG 전반부 5경기를 3승 1무 1패로 통과했다. 뇌관으로 꼽히던 불펜 불안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요소지만, 타선의 응집력과 김정운의 깜짝 호투를 발판 삼아 선두 굳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