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한축구협회(KFA) 현장 점검이 연기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K-축구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둘러싼 '제3자 개입' 우려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FIFA의 현장 점검과 관련해 "혁신위는 자문위원회이기 때문에 강제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기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FIFA는 최근 혁신위 활동을 포함해 한국 축구에서 정부와 정치권 등 제3자의 개입으로 대한축구협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침해됐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달 21일 공동명의로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혁신위의 활동과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이후 FIFA는 관계자 3명을 한국에 보내 9월 둘째 주 2박 3일 일정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방한 일정은 일단 미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FIFA로부터 전날 내부 사정으로 현장점검단의 방한을 연기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밝혔다. FIFA는 내부 일정을 검토하고 AFC와 협의한 뒤 새로운 방한 일정을 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정부 역시 혁신위 출범 단계부터 FIFA가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위 출범 전부터 이 부분을 예측하고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박지성 공동위원장도 FIFA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한 한시적 기구다. 당초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출범 직전 물러났고, 박지성 FIFA 분과위원회 위원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김 차관은 이 같은 구성 역시 축구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FIFA와의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문체부 장·차관이 혁신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혁신위 자체가 강제력을 가진 의사결정기구가 아닌 만큼 정부 관계자의 참여를 곧바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개입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대한체육회 등 관련 단체가 있는 만큼 문체부까지 당사자들이 함께 논의한다는 관점에서 위원으로 참여하는 정도는 FIFA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FIFA가 회원국 축구협회에 징계를 내린 과거 사례와 현재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징계에 들어간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협회를 해체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경우"라며 "우리가 혁신위를 운영한 정도로 FIFA가 문제 삼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FIFA는 회원협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제3자의 부당한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회원 자격 정지 등의 징계가 가능하다.
다만 김 차관은 현재 혁신위의 활동이 이 같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FIFA가 문제 삼을 만한 사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