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 서른 경기 남짓 남겨둔 현재, 1위 KT 위즈와 2위 삼성 라이온즈의 무승부 횟수가 같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시즌이 있다. 두 팀이 '9무'로 무승부와 승률까지 동률을 이뤄 1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을 치렀던 2021시즌이다. 당시 KBO리그 단일리그 사상 첫 타이 브레이커의 주인공이었던 두 팀이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선두 경쟁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KBO리그의 1위 및 5위 결정전은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치른 상황에서 두 팀의 승률이 같을 때 성사된다. 승률 계산 시 무승부는 제외하므로, 두 팀이 기록한 무승부 횟수가 다르면 사실상 승률이 달라져 순위 결정전이 열릴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
2021년 순위 결정전 제도가 부활한 이후 타이 브레이커가 성사된 사례는 단 두 번이다. 2021년 삼성과 KT의 1위 결정전이 첫 사례였고, 2024년 72승 70패 2무로 동률을 이룬 KT와 SSG 랜더스의 5위 결정전이 두 번째이자 가장 최근 사례였다. KT는 두 차례의 결정전에 모두 나섰고 전승을 거둔 바 있다.
올해도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 중이다. KT가 66승 42패 3무(승률 0.611)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이 67승 44패 3무(승률 0.604)로 0.5경기 차 선두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1위를 놓고 단판승부를 펼쳤다. 많은 팬들이 경기를 관전하고있다. 대구=정시종 기자
팀별 소화 경기 수가 다르고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아 순위 결정전 성사 여부를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으나, 무승부 횟수가 같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이 지난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3으로 비기며 시즌 세 번째 무승부를 기록, KT와 동률을 이뤘기 때문이다.
5년 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연장전 없이 9회까지만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에 무승부가 잦았다.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둔 시점까지는 양 팀의 무승부 횟수가 달랐으나, KT가 10월 28일 더블헤더 경기(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무승부를 추가하며 극적으로 동률이 됐다. 이후 남은 경기에서 두 팀이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하며 승률까지 같아져 역사적인 1위 결정전이 성사됐다. 당시 KT가 1-0으로 승리하며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무승부 횟수가 같아졌다. 5년 전 타이 브레이커 패배의 기억이 있는 삼성으로서는 그 타격이 '1패' 이상이라는 점을 알기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하고 싶다. 설욕의 의지도 있겠으나, 그 전에 순위를 확정 지어 안정적으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두 팀 간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28일부터 시작되는 대구 3연전을 포함해 총 5경기가 남아 있다. 양 팀 모두 이 맞대결을 통해 격차를 벌려 순위를 확정 짓는 것이 최선이다. 당장 대구 3연전에서의 총력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1위 결정전이라는 변수를 차단하고 선두 경쟁의 승기를 잡을 팀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