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포효하는 두산 베어스 곽빈. 두산 제공 "3관왕은 아무나 하나요."
곽빈(27·두산 베어스)은 손사래를 쳤지만, 충분히 욕심을 내볼 만하다. 오는 9월에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곽빈의 기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곽빈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ERA)을 2.46에서 2.33으로 낮추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탈삼진은 161개로 역시 리그 최다다. 2위 엘빈 로드리게스(롯데·140개)와 21개 차이가 난다.
다승에서도 공동 선두권과 1승 차이다. 곽빈이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평균자책점·탈삼진·다승을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3관왕)에 도전할 수 있다.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한 곽빈. 두산 제공
투수 주요 부문 3관왕을 달성한 국내 투수는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류현진(한화 이글스), 윤석민(당시 KIA 타이거즈)뿐이다. 특히 2011년 윤석민이 평균자책점(2.45), 다승(17승), 탈삼진(178개)을 모두 석권한 이후 토종 투수가 상을 휩쓴 적이 없다. 2023년 에릭 페디(당시 NC 다이노스), 2025년 코디 폰세(당시 한화 이글스)가 3관왕을 차지했지만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2022년에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부문 1위에 올랐지만, 다승왕은 케이시 켈리(당시 LG 트윈스)의 몫이었다.
곽빈은 "타이틀은 솔직히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며 그저 책임감 있게만 던지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탈삼진은 하고 싶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니까 올해는 힘들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자는 마인드"라고 말했다.
'토종 투수의 자존심'이라고 치켜세우는 말에 곽빈은 "저는 많이 아쉽다. (안)우진이 정도 돼야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을 낮췄다. 이어 그는 "(안)우진이가 (지난 22일) 분위기도 좋고 타격도 좋은 KIA를 상대로 정말 잘 던지지 않았냐"며 덧붙였다.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즌 10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 곽빈. 잠실=김수민 인턴기자 '최근 경기만 놓고 보면 롯데 타선이 더 강하지 않았냐'고 취재진이 말하자 곽빈은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그럼 좀 더 생각해 보고, 시즌 끝나고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다.
줄곧 겸손한 태도를 보였던 곽빈. 하지만 태극마크를 이야기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아시안게임은 제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가는 거니까요. 무조건 금메달 따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