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9승 달성과 13시즌 연속 100이닝 대기록을 세운 양현종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고척=배중현 기자
KBO리그를 대표한 베테랑 양현종(38·KIA 타이거즈)이 ‘두 마리 토끼’를 사냥했다.
양현종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쾌투로 11-1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9승째를 달성하면서 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부문 최다 타이인 '13시즌 연속 100이닝' 금자탑까지 쌓았다.
이날 양현종은 4회 초 2사 후 박찬혁의 기습 번트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볼넷 1개로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 선두타자 김건희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시즌 100이닝'을 채운 뒤에도 순항을 이어갔다. 아쉬움이 남는 건 3-0으로 앞선 6회였다. 서건창의 볼넷과 추재현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린 양현종은 맷 데이비슨의 희생 플라이로 실점했다. KIA 벤치는 계속된 1사 1루에서 이태양을 마운드에 세웠다. 투구 수 77개. 한 타이밍 빠르게 불펜을 가동한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이태양은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켜내며 홀드를 따냈다.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투구하는 양현종. KIA 제공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꾸준하게 던진 게 가장 큰 원동력 같다. 예전에는 170이닝이라는 목표를 갖고 던졌지만, 올 시즌에는 이닝도 많이 줄었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지다 보니까 뜻깊은 기록이 따라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중계 화면상 양현종은 6회 교체 상황에서 '좀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오늘 컨디션이나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투구 수도 적절했다"며 "(주중) 대전에서 3경기 하면서 중간 투수들이 너무 고생 많이 했다. 오늘은 여유가 있으면 부담을 덜어주고, 예전에 좋았을 때의 내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나보다 구위가 좋은 태양이가 올라가서 위기를 막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대기록을 세웠지만 불펜 후배들이 눈에 밟힌다. 양현종은 "길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중간 투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나중에는 점수 차가 벌어져 여우가 있었지만 내가 내려올 때는 타이트한 상황이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내려왔던 거 같다. 한게임 한게임 중요하다는 걸 선수들이 잘 알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양현종의 호투와 타자들의 활발한 공격이 어우러지면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양현종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는 게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3시즌 연속 100이닝 투구라고 하는 대기록 달성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