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니픽쳐스 제공
소니픽쳐스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개봉 전부터 ‘변칙 예매’로 논란에 휩싸였다. 등급 심의 완료 전 예매를 시작한 것인데, 정부의 영화관람료 할인권 선점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 10일 오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사에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스파이더맨4’)의 예매 중단을 긴급 요청했다. 티켓 오픈 사흘만으로,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각 극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예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소니픽쳐스의 무리한 행보다. 영화의 국내 배급을 맡은 소니픽쳐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 심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장 측에 ‘12세 관람가’ 등급을 전제로 예매 오픈을 요청했다. 이후 영진위 공정센터에 “등급 심의 완료 전 예매창에 ‘12세 관람가’로 표시한 것은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표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의가 제기됐고, 영진위는 각 극장에 예매 중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소니픽쳐스의 이번 결정에는 경쟁작들에 예매 수요가 쏠리는 것을 막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파이더맨4’가 예매를 오픈한 8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영진위가 영화관람료 6000원 할인권 2차 배포를 시작한 날이다. 해당 할인권은 한정수량으로 선착순 지급되며, 예매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경쟁작 ‘호프’, ‘오디세이’와 달리 ‘스파이더맨4’는 사전 등급 심의를 완료하지 못했고, 결국 정상적인 절차로는 티켓을 오픈할 수 없자, 무리하게 예매를 강행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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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파이더맨4’는 ‘변칙 예매’를 통해 일정 부분 실익을 거뒀다. 앞서 영화는 예매율 15.7%, 예매량 9만 9000여명(10일 오전 9시 기준)를 기록하며 전체 3위에 올랐다. 논란 전 이뤄진 예매에 대해서는 취소 등 별도의 조치 또한 이뤄지지 않는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사실상 법적인 문제가 없고, 사전 예매 일자에 맞춰 영화도 정상 상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례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탈 행위라는 의견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관객을 볼모로 잡고 할인권 선점이라는 실리만 챙기려는 행태는 상도의를 저버린 처사이자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이런 식의 변칙 운영이 반복된다면 영화 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니픽쳐스는 현재 영등위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접수된 ‘스파이더맨4’의 심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르면 14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픽쳐스는 등급이 확정되는 대로 극장 측과 협의해 예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사태의 배경 등과 관련해서는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