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25·KT 위즈)은 최근 10년 기준, 유일하게 프로 데뷔 시즌 순수 신인왕을 차지한 선발 투수다. 그는 2020년, 13승 거두며 한국 야구 레전드 류현진(한화 이글스)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투수가 됐다.
'슈퍼루키' 소형준 신드롬 중심에 투심 패스트볼(투심)이 있었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꺾이는 이 공은 투구 궤적을 명확히 포착하기 어려워 타자의 히팅 포인트를 흔든다. 지난 3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타자들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쩔쩔맸던 공이 상대 선발 투수 레인저 수아레즈의 투심이었다.
투심은 공의 실밥 수만 다르게 얹힌다고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아니다. 휘어지는 정도를 스스로 알고, 제고해야 '난사'를 피할 수 있다. 손끝의 감각이 탁월해야 한다.
소형준은 고교 3학년부터 이 공을 던졌고, 입단 첫해 포심 패스트볼(직구) 피안타율이 높아지자, 투심 구사율을 높여 경쟁력을 높였다.
소형준은 직구가 아닌 투심을 가장 많이 구사하면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이내 우타자 바깥쪽으로 꺾이는 컷 패스트볼(커터)까지 연마했다. 그동안 KBO리그 '투심 패스트볼러(투심러)'의 대명사는 소형준이었다.
올 시즌(2026) 또 한 명의 특급 기대주가 투심을 무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2년 차 최민석 얘기다. 그는 전반기 다승(9승)과 평균자책점(2.33) 부문 1위를 확보했다. 140㎞/h 대 후반까지 찍히는 투심이 상대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좌타자 몸쪽으로도 제구 할 만큼 완성도가 높은 구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형준은 최민석에 대해 "최근 내가 등판한 한화 이글스·키움 히어로즈전에 최민석 선수가 먼저 등판했다. 그 두 경기를 (영상 자료를 통해) 보면서 '이런 투구를 했구나'라고 생각(분석)하며 본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투심이나 커터를 주로 던지는 (국내) 투수가 이전까지 나밖에 없었는데, 최민석이 등장했다. (오는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 함께 나가게 됐는데, 평소에 궁금했던 걸 물어보고 싶다"라고 반겼다. 최민석의 투심에 대해서는 "나는 공이 가라앉는 느낌인데, 최민석 선수는 우타자 몸쪽으로 더 휘는 느낌"이라고 했다.
고졸 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소형준은 어느덧 7년 차가 됐다. 2021년 소속팀 KT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국제대회도 많이 나갔다. 부상으로 긴 시간 재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성장한 소형준은 7년 전 자신처럼 새 바람을 일으키는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류현진, 안우진(키움)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 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같은 경기에 나서는 설렘을 전한 그에게 꾸준히 등장하는 영건들의 존재는 자극제다. 소형준은 "매일 순위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야구다. 숫자를 안 보려고 하지만, 그게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항상 경쟁을 해야 한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