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욱의 진가는 힘을 뺄 때 드러난다. 특유의 담백한 연기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그가 ‘맨 끝줄 소년’을 통해 가장 최현욱다운 서스펜스를 선보인다.
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있는 학생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한 뒤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이 원작이다.
최현욱이 연기하는 이강은 전자공학과 학생이지만 놀라운 문학적 재능을 지닌 인물이다. 교수의 강의 속 오류를 지적할 만큼 비범한 통찰력을 가졌고, 과제로 제출한 글 하나로 허문오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후 친구의 집을 관찰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점차 선을 넘기 시작하고, 사소한 호기심은 의문의 사고와 정체불명의 인물을 둘러싼 사건으로까지 번져 나간다.
작품의 모든 사건은 이강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허문오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인물이자,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심축이다. 최현욱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건 최현욱이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 결이 오히려 이강이라는 인물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최현욱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약한영웅 클래스 1’, ‘반짝이는 워터멜론’, ‘그놈은 흑염룡’ 등을 통해 꾸준히 존재감을 쌓아왔다. 그의 연기는 감정을 과하게 쏟아내기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에서 빛난다.
눈물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크게 터뜨리는 순간보다 무심한 표정, 짧은 대사 한마디, 순간적인 눈빛 변화로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할 때 더욱 힘을 발휘했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연기가 강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렇기에 최현욱이 연기하는 이강은 기대를 모은다. 이강은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평온하지만,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긴장감을 만드는 인물이다. 큰 제스처 없이도 묘한 불안감과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그의 장점이 이번 작품에서 한층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최현욱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이들 중 하나는 최민식이었다. 이강 역 캐스팅 오디션에 자리했던 최민식은 최현욱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줬고, 촬영이 진행될수록 확신은 더욱 커졌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최현욱이 드라마의 중심에 서서 모든 사람들을 쥐고 흔드는 연기를 한다”며 “촬영을 하면 할수록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점점 이강이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도 “최현욱의 눈빛 자체가 서스펜스다. 차분하고 평온한데도 무언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며 “촬영이 시작되면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잠재력을 가진 배우”라고 극찬했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