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안유진·가을·레이·장원영·리즈·이서)는 지난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두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엠’을 개최했다. 첫 월드 투어의 앙코르 공연으로 약 9만 5천 명의 관객과 호흡했던 도쿄돔에 두 번째 월드 투어로 다시 입성한 아이브는 더욱 확장된 음악 역량을 집약한 무대로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존재감을 또렷이 각인했다.
아이브에게 이번 도쿄돔 공연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들은 지난 4월 일본 교세라돔 오사카 첫 입성에서 2회차 전석 매진과 시야 제한석 추가 개방을 이끌며 양일간 약 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어 다시 도쿄돔 무대에 오르며 일본 양대 돔을 잇는 행보를 완성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펼쳐진 공연에는 4만 8천 관객이 모였다. 불과 두 달여 만에 돔 규모의 수만 관객을 잇달아 운집하며 일본 내 탄탄한 입지와 막강한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다.
그만큼 현지 관심도 뜨거웠다. 아이브의 도쿄돔 공연 소식은 일본 5대 스포츠지로 꼽히는 데일리스포츠, 산케이스포츠, 닛칸스포츠, 스포츠호치, 스포츠닛폰의 지면 1면을 일제히 장식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스포츠지들이 아이브의 두 번째 도쿄돔 입성을 비중 있게 조명했다.
공연은 시작부터 웅장함 그 자체였다. 거대 스크린을 통해 송출된 오프닝 VCR에 이어 강렬하고 묵직한 라이브 밴드 사운드가 도쿄돔에 울려 퍼졌고, 아이브가 서서히 실루엣을 드러냈다. ‘갓챠’로 화려하게 포문을 연 아이브는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파워풀한 군무로 단숨에 현장의 공기를 압도했고, 이후 ‘엑스오엑스지’, ‘배디’, ‘아이스 퀸’, ‘블랙홀’, ‘TKO’, ‘홀리 몰리’, ‘마이 새티스팩션’까지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에너지로 ‘공연 강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여섯 멤버의 뚜렷한 개성과 실력이 돋보인 솔로 무대도 압권이었다. 장원영의 세련된 무대 매너가 빛난 ‘에잇(8)’을 비롯해 레이의 사랑스러운 음색이 돋보인 ‘인 유어 하트’, 리즈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도쿄돔을 가득 채운 ‘언리얼’, 가을의 몽환적인 퍼포먼스가 빛난 ‘오드’, 이서의 다채로운 소화력을 증명한 ‘슈퍼 아이시’, 안유진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포스’까지 이어졌다.
아이브.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시 한자리에 모인 아이브는 가을이 안무 창작에 참여한 ‘삐빅’으로 공연의 분위기를 과감하게 전환했다. 임팩트 있는 동선과 힘 있는 퍼포먼스가 2부의 시작을 알렸고, 일본 네 번째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루시드 드림’으로 한층 몽환적인 무드를 이어갔다. 꿈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솔직한 내면을 표현한 곡의 정서와 멤버들의 섬세한 표현력이 어우러지며 아이브의 또 다른 음악적 얼굴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아이브는 이어 ‘와우’와 ‘플루’로 특유의 키치하고 경쾌한 매력을 펼쳤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공연의 열기는 더욱 치솟았다. 아이브는 ‘애티튜드’를 비롯해 대표곡 ‘러브 다이브’의 일본어 버전과 ‘레블 하트’, ‘아이 엠’, ‘뱅뱅’으로 본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관객들의 거센 앙코르 연호에 다시 무대에 오른 아이브는 ‘와일드 버드’를 부르며 객석과 더욱 가까이 호흡했다. 이어 정규 2집 수록곡 ‘파이어웍스’로 청량하면서도 벅찬 에너지를 전하며 도쿄돔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아이브가 지닌 고유한 음악적 색채와 여섯 멤버의 조화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현지 팬 마키타 쇼코 씨는 아이브에 빠지게 된 계기에 대해 “‘일레븐’을 처음 들었을 때 음악이 정말 독특하고 신선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반복해서 듣다가 뮤직비디오까지 찾아봤는데 멤버들이 모두 아름답고 개성이 뚜렷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니시 타이치 씨는 “‘러브 다이브’ 활동 당시 우연히 음악방송 무대를 봤는데 화려한 스타일링과 안무, 중독성 강한 노래에 빠졌다. 쉽지 않은 퍼포먼스임에도 무대마다 최선을 다해 춤추는 멤버들의 열정이 인상 깊어 이후 모든 무대를 챙겨보게 됐다”고 전했다.
팬들이 꼽은 아이브만의 가장 큰 매력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여섯 멤버가 하나의 팀으로 모였을 때 만들어내는 시너지였다. 마키타 쇼코 씨는 “여섯 멤버 모두 서로 다른 매력과 개성, 색깔을 가지고 있다. 각자 빛날 때도 멋있지만, 여섯 명이 함께 모였을 때 가장 특별한 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마니시 타이치 씨는 “아이브라고 하면 신비로우면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그러한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꾸준히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 깊고, 팬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이 돼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도쿄돔 공연은 아이브가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성장해 왔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강도 높은 퍼포먼스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가창력으로 긴 러닝타임을 압도한 것은 물론, 유려한 무대 매너와 노련한 완급 조절로 공연 전체를 탄탄하게 이끌었다.
교세라돔에 이어 도쿄돔까지 자신들의 색깔로 가득 채운 아이브는 향후 북미를 비롯한 더 넓은 글로벌 무대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