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우승한 김민솔. 사진=대한골프협회
“행복한 한 주를 보낸 것 같습니다.”
국내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을 품에 안은 김민솔의 목소리에는 기쁨과 안도감이 담겨 있었다.
김민솔은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 그리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이다.
우승 후 김민솔은 "아마추어 때부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루게 돼서 행복한 한 주를 보내게 된 것 같다"라며 웃었다.
14일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우승한 김민솔. 사진=대한골프협회
우승의 결정적인 원동력은 '인내'였다. 김민솔은 “핀 위치가 어려워서 아예 핀을 보고 치면 안 되는 홀도 많았다”며 “핀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캐디 삼촌이 ‘이건 안 된다’고 잡아줬다”고 돌아봤다. 그는 “안전하게 그린 중앙에 공을 올리고 퍼트로 승부하는 전략이 잘 맞았다. 퍼트 감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에는 불과 일주일 전 경험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US여자오픈에서는 핀을 보고 치지 않아야 하는 홀이 많았다. 정확하게 어디를 보고 어떻게 칠지 정한 뒤 플레이해야 했다”며 “티샷도 페어웨이와 러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치는 게 중요했다. 그런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낙뢰로 인해 약 3시간 동안 중단됐다. 흐름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민솔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그는 “(낙뢰 중단 전까지) 계속 파 세이브를 하고 있었지만, (버디가 없어서) 흐름이 늘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중단 시간이 다시 한 번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오히려 내겐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4일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우승한 김민솔. 사진=대한골프협회
김민솔은 이번 우승으로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 출전권과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일본여자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다만 AIG 위민스 오픈 출전권도 얻었지만, 아직 출전 여부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김민솔은 “AIG는 완전히 다른 골프를 해야 하는 코스라고 들었다. 쉽지 않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지금 K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우승으로 4억원의 상금을 받은 김민솔은 시즌 상금 1위(약 7억7632만원)와 함께 대상 포인트(243점) 1위에도 올랐다. 신인왕 포인트 310점까지 수확하면서 1148점을 기록, 2위권과의 격차를 500점 가까이 벌렸다. 이에 김민솔은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 신인왕까지 모두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