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27)는 한화 이글스가 자랑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이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지 불과 몇 달 만에 만든 변화다.
지난 28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 승리는 한화에 너무 값졌다. 27일 타격전 끝에 재역전패한 한화는 28일에도 6회까지 2-7로 끌려갔다. 그러나 5점 차를 뒤집고 3이닝 동안 16점을 쏟아부으며 18-7 대승을 거뒀다.
28일 NC전에서 2회 솔로포를 때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강백호. 한화 제공 일등 공신은 단연 강백호였다. 강백호는 0-1로 뒤처진 2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월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비거리 145m. NC 외야진이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을 만큼 장쾌한 타구였다. 시즌 11호 홈런.
한화 5-7로 추격 중이던 7회 초 2사 만루에서 강백호가 다시 등장했다. 그는 NC 네 번째 투수 임지민의 높은 포크볼을 받아쳤다. 높게 뜬 타구는 왼쪽 펜스를 직접 때리는 3타점 2루타가 됐다. 임팩트 존과 발사각을 보면 타구가 거기까지 날아간 게 믿기지 않았다. 이 한 방으로 한화는 8-7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을 쓸어담은 강백호는 시즌 53타점을 기록했다. 타점 2위 샘 힐리어드(KT 위즈, 43개)와 격차가 큰 압도적 1위. 홈런은 김도영(KIA 타이거즈 14홈런), 힐리어드(13홈런)에 이은 공동 3위다. 강백호는 타율(0.328, 7위)도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7회 3타점 2루타를 때리는 장면. 한화 제공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를 떠난 강백호는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30억원·옵션 20억원)을 받고 한화로 이적했다. 타격 재능은 탁월하지만, 수비 포지션이 확실치 않아 투자 대비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었던 게 사실. 그러나 강백호는 그런 우려를 방망이로 '강타'하고 있다.
특히 강백호의 타점 페이스가 놀랍다. 47경기에서 53타점, 경기당 1.18타점을 생산하는 현재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정규시즌 144경기를 완주했을 때 150타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역대 KBO리그 단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한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 158개)와 비견할 정도다.
무엇보다 강백호는 세계 1위의 페이스를 기록 중이다. 28일 기준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체 타점 선두는 50개를 때린 앤디 파헤스(LA 다저스)다. 파헤스는 56경기에 출전했기에 경기당 타점이 1개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 프로야구(NPB)의 타점 선두는 38개에 불과하다. 사토 데루아키(한신 타이거즈)가 센트럴리그, 구리하라 료야(스포트뱅크 호크스)가 퍼시픽리그 1위를 각각 달리는 중이다. 리그는 다르지만, 강백호의 타점 페이스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현재 강백호는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타격 중 등에 통증을 느낀 그는 지난 주말(23~24일) 두산 베어스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우천으로 노게임이 된 26일 라인업에 돌아온 그는 27일 4타수 1안타에 이어, 28일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는 "사실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그럴 때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 컨디션이 맞는 방법을 찾아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