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는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야구 선수다. 일간스포츠 DB한화 이글스 외야수 문현빈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야구 스타다. 일간스포츠 DB<편집자 주> 본 기사는 일간스포츠 대학생 서포터즈가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완성한 텍스트 콘텐츠입니다. 대학생 청년의 시선으로 스포츠 현장을 바라보았으며, 편집 과정을 거쳐 게재됐습니다. 이 외에도 일간스포츠 서포터즈가 기획 및 제작한 카드뉴스와 영상 콘텐츠는 일간스포츠 공식 SNS(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매체의 발달과 신규 팬덤(fandom)의 유입은 고령화하던 야구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팬덤 증가 이면에는 오랫동안 리그를 지켜온 가치들이 흐릿해지는 지점도 발견된다. 스포츠 정신보다 셀러브리티(셀럽)로서의 이미지가 우선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팬층이 확대되면서 응원의 방식도 다양해졌지만, 팀보다 개인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팬심(心)인가.
■ 스포츠맨이 판타지로 소비되고 있다
최근 '아이돌 추종 응원' 문화가 야구장에 스며들면서, 팀보다 특정 선수를 우선시하는 개인 중심적 팬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리그 대중화에 기여했으나, 한편으로는 팀 중심 스포츠라는 야구의 정체성과 승패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팬덤의 본질보다 선수의 외적 요소나 스타성에 매몰되는 경향을 낳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수 개인에 대한 강한 동일시와 감정적 지지는 팬덤 내부에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선수의 부진에 대한 정당한 분석조차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비판의 기능을 차단하는 행태는 팀 스포츠의 근간을 약화한다. 선수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비판이 기능하지 않으면 경기력에 대한 긴장감이 약해질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리그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개인 중심 팬덤은 온라인 공간에서 선수를 하나의 캐릭터나 서사로 소비하는 문화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AI 롤플레잉 플랫폼 제타(Zeta) 등에서는 실제 선수의 이름과 사진을 활용해 가상의 남자친구로 설정한 콘텐츠가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사 연애 서사나 성희롱적 요소가 담긴 BL 창작물은 선수를 소비 대상이나 판타지적 캐릭터로 치환하게 하며, 스포츠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삼성 르윈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 공존을 위한 '거리 두기'가 필요해
물론 새로운 팬덤 문화가 리그의 상업적 가치를 키우고 활력을 불어넣은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팬덤의 형태에 정답은 없으며,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포츠의 본질은 '공정한 경쟁'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선수가 야구보다 외부 반응에 먼저 신경 쓰고, 팬이 팀보다 개인의 이미지에 매몰될 때 스포츠는 본연의 기능을 잃게 된다.
우리에게는 응원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부족함에 대해 건강하게 비판할 줄 아는 성숙한 태도가 선수를 진정한 프로로 만든다. 선수 역시 팬들의 환호가 자신의 실력이 아닌 이미지에만 근거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선수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적정 거리 유지'가 병행되어야 한다.
물론, 경기 결과에 대한 화풀이를 선수와 그 가족의 SNS에 악성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쏟아내는 행태는 응원의 범주를 넘어선 폭력이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가 가족에게까지 악성 메시지가 쏟아진 사실을 공개하며 고통을 호소한 일이 대표적 사례. 과도한 옹호와 맹목적인 비난이 공존하는 이 현상은 현재 KBO 팬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일간스포츠 야구시상식에 참여한 야구 팬들. 일간스포츠 DB
■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공유해야 할 시기
2026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개막했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는 자부심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숫자에만 매몰되지 않고 자정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선수와 팬이 적정한 거리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승패를 넘어선 스포츠의 가치를 공유할 때 비로소 국내 프로야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거다.